창세기 34장 디나는 왜 세겜에 갔을가?

디나가 세겜에 간 이유

창세기 34장은 야곱의 인생에서 있어서 흑역사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지금까지 야곱의 생애가 평탄한 것은 아니었지만 어려움 속에서 이겨냈습니다. 하지만 창세기 34장은 야곱 자신이 아닌 레아에게서 난 딸 디나가 세겜에 놀러가 성추행을 당하는 일이 발생하고, 이 일로 레위와 시므이가 분노로 가득 차 세겜 사람들을 죽이는 황당한 일까지 일어납니다.

 

우리는 이 사건을 단순히 디나의 문제로만 치부하기 쉽지만 야곱의 전쟁와 부인과 자녀들을 대하는 그릇된 태도 때문에 일어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 원어 분석과 야곱의 전 생애의 맥락 속에서 디나 성추행 사건을 재해석하여 왜 디나가 세겜에 가야했고, 그것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간략하게 살펴 보려고 합니다.

 

 

창세기 34:1 원에 숨겨진 디나의 심리

창세기 34:1 원문
וַתֵּצֵא דִינָה בַּת־לֵאָה אֲשֶׁר־יָלְדָה לְיַעֲקֹב לִרְאוֹת בִּבְנוֹת הָאָרֶץ
(Vatetzeh Dinah bat-Leah asher yaldah le-Ya'akov lirot bivnot ha-aretz)
“레아가 야곱에게서 낳은 딸 디나가 그 땅의 여자들을 보러 나갔더니”

 

1. “나갔다” (וַתֵּצֵא, Vatetzeh)

• 동사 _yatza_는 히브리어에서 "나가다", "출발하다", "떠나다"라는 의미를 지니며, 주체의 의지적인 행동을 강조합니다. 여기서 나갔다는 말은 야곱의 가족에서 떨어진다는 부정적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단순한 동사의 의미를 너머 디나의 마음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 본문의 _vatetzeh_는 미완료형 동사로서, 디나의 행위가 순간적이 아니라 의도적이고 계획된 행동임을 암시합니다.
• 이 표현은 디나가 단순히 우연히 외출한 것이 아니라, 특정한 목적과 관심을 가지고 나간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한 번이 아닌 습관적 반복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디나는 자신의 울적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빈번하게 세겜을 방문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 _vatetzeh_는 성경에서 주로 사람이 새로운 경험을 위해 떠나는 맥락에서 사용되는데, 이는 디나가 당시의 이방 문화를 탐구하거나 접촉하려는 마음이 있었음을 시사합니다. 무료하고 사랑 받지 못하는 가족을 떠나 호기심을 가지고 세겜을 찾아 가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2. "레아의 딸 디나" (דִּינָה בַּת־לֵאָה, Dinah bat-Leah)

• 디나는 "레아의 딸"로 구체적으로 묘사됩니다. 레아는 야곱의 첫 번째 아내이지만, 야곱의 사랑은 라헬에게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디나는 이러한 가정의 역학 속에서 소외감을 느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 _bat-Leah_라는 표현은 디나가 레아의 딸로서 자신이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얻지 못한 애정을 외부에서 찾으려 했을 가능성을 암시합니다. 야곱이 레아를 대하는 장면들을 살펴보면 그는 결코 레아를 자신의 부인으로 취급하지 않았고, 애정을 느끼지도 못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항상 라헬과 함께 있었습니다. 이것은 르우벤의 합환채 사건을 통해서도 분명해 드러납니다.
• 이러한 맥락은 디나가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서 벗어나 새로운 문화를 탐구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졌을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엄마인 레아가 야곱의 사랑을 받지 못했고, 레아 또한 그러한 마음에 우울하고 힘든 시간을 보냈을 것입니다. 아빠에게도, 엄마에게도 사랑 받지 못한 레아가 세겜의 화려한 문화에 호기심을 갖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을 것입니다.

 

3. "그 땅의 여자들" (בִּבְנוֹת הָאָרֶץ, bivnot ha-aretz)

• _bivnot_는 "딸들" 또는 "여자들"을 의미하며, 단순히 여성들을 지칭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들의 사회적, 문화적 정체성을 포함합니다.
• _ha-aretz_는 "그 땅"으로, 세겜 지역을 특정합니다. 성경에서 "땅"은 종종 이방 민족과 그들의 문화를 대표하는 상징적 표현으로 사용됩니다.
• 디나가 "그 땅의 여자들"을 보러 갔다는 것은 이방 문화에 대한 관심과 탐구의 의도를 암시합니다. 그녀는 단순히 그들의 모습을 관찰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의 교류를 통해 새로운 문화적 경험을 추구하려 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바로 이 부분이 디나가 자신의 욕구를 잘못된 방향으로 풀어 나가려 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디나는 어떤 부분에서 야곱의 숨겨진 그림자이며 감추고 싶은 욕망입니다. 야곱이 벧엘로 올라가지 않고 굳이 세겜성 옆에 자리를 잡은 것도 세상을 향한 야곱의 은밀한 욕망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 욕망의 표출이 디나인 셈이었던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디나는 야곱의 세상을 사랑하는 야곱의 숨겨진 탐욕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4. "보러" (לִרְאוֹת, lirot)

• 동사 _lirot_는 "보다", "관찰하다", "알아보다"는 뜻으로, 단순한 시각적 관찰을 넘어 깊은 관심과 탐구를 포함합니다.
• 이 동사는 종종 호기심과 욕구를 나타내는 문맥에서 사용되며, 디나가 이방 문화에 매료되었거나 최소한 그것에 대해 강한 호기심을 가졌음을 암시합니다.
• 디나의 행동은 단순히 외출이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과 다른 문화를 접촉해보고자 하는 의도적이고 적극적인 탐구의 모습을 반영합니다. 디나는 적극적이었고, 강열한 호기심으로 세겜을 탐구?했던 것입니다.

 

5. 문화적 배경: 디나와 세겜의 이방 문화

• 세겜은 가나안 지역의 중심지로, 경제적 번영과 문화적 다양성이 혼재된 도시였습니다. 세겜 사람들은 이방 신들을 숭배하며, 이스라엘의 가정적이고 종교적인 환경과는 상반되는 삶을 살았습니다.
• _bivnot ha-aretz_는 디나가 단순히 여자들을 보러 간 것이 아니라, 세겜의 문화와 생활방식에 대한 호기심과 매력을 느꼈을 가능성을 암시합니다. 이는 디나가 자신이 속한 가족의 경계 안에서 벗어나 새로운 환경을 경험하고자 했던 심리적 동기를 반영할 수 있습니다.

 

6. 영적 교훈과 메시지

• 디나의 행동은 인간의 호기심과 새로운 것을 탐구하려는 욕망이 얼마나 큰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 그녀의 외출은 당시의 문화적 경계를 넘는 행동이었고, 이는 결과적으로 그녀 자신과 가족에게 큰 고통을 초래했습니다. 이는 우리가 새로운 경험을 추구할 때, 하나님의 뜻과 보호 안에서 신중하게 선택해야 함을 가르칩니다.
• 디나의 외출에서 나타나는 이방 문화에 대한 관심은 오늘날에도 우리가 세상적인 유혹과 매력을 분별하고 경계하며, 하나님의 가르침 안에서 살아야 할 필요성을 상기시킵니다.

 

결론: 디나의 행동과 내면의 동기

디나가 세겜을 방문한 행동은 히브리어 원어를 통해 볼 때, 단순한 외출 이상의 의도를 담고 있습니다. 그녀는 이방 문화에 대한 강한 호기심과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는 마음을 가졌으며, 이는 그녀가 처한 가족적, 사회적 상황 속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욕망을 반영합니다. 그러나 이 행동은 그녀와 가족에게 고통을 초래했으며, 하나님의 인도와 보호 안에서 살아가는 삶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창세기 34장의 디나 사건: 벧엘로 올라가야 했던 야곱의 불가피한 여정

이제 야곱의 전체 생애의 맥락에서 디나의 강간 사건의 의미를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창세기 34장에 기록된 디나의 강간 사건은 단지 개인적인 비극이 아니라, 야곱과 그의 가문이 겪은 영적 갈등과 하나님의 계획 안에서의 방향 전환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건입니다. 이 사건은 야곱의 생애에서 벧엘로 올라가야 할 절박함과 하나님의 뜻을 깨닫게 하는 계기로 작용했습니다.

 

1. 디나 사건의 배경: 야곱의 정착과 영적 긴장

1) 야곱의 세겜 정착

야곱은 에서를 만난 후 평화롭게 작별하고 세겜 지역에 정착했습니다(창세기 33:18-20). 그는 그곳에 땅을 구입하고 하나님께 제단을 쌓아 “엘엘로헤이스라엘”(이스라엘의 하나님)이라 부르며 경배했습니다. 하지만 야곱은 하나님께서 명령하신 벧엘로 돌아가는 대신, 세겜에 머물렀습니다(창세기 28:20-22 참조).

세겜은 당시 경제적, 문화적으로 번성한 이방 도시로, 하나님의 백성이 거룩함을 유지하기에는 도전적인 환경이었습니다. 야곱은 가족을 안전히 보호하기 위해 세겜에 머물렀으나, 이곳의 이방 문화는 결국 그의 가정에 위협이 되었습니다.

2) 디나의 행동과 문화적 긴장

디나는 “그 땅의 여자들”을 보러 나갔습니다(창세기 34:1). 이는 단순한 외출 이상의 의미를 가지며, 이방 문화에 대한 호기심과 접촉을 추구하는 행동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 행동은 이방 문화의 타락과 위험성을 드러내는 계기가 되었고, 그녀는 세겜의 통치자 하몰의 아들 세겜에게 성폭행을 당하는 비극을 겪게 되었습니다(창세기 34:2).

2. 디나 사건의 진행: 야곱 가문의 대응과 갈등

1) 야곱의 침묵

디나가 성폭행을 당한 사실이 알려졌을 때, 야곱은 즉시 분노하거나 행동하지 않았습니다(창세기 34:5). 이는 야곱이 상황을 신중히 판단하려는 의도를 나타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방 민족과의 갈등을 피하고자 하는 두려움을 반영합니다.

2) 시므온과 레위의 복수

야곱의 침묵 속에서, 디나의 형제들인 시므온과 레위는 자신들의 여동생을 위한 복수를 결심합니다. 그들은 세겜 사람들에게 할례를 요구하고, 고통 중인 세겜 성읍을 기습하여 모든 남성을 죽이고 디나를 데려옵니다(창세기 34:25-26). 이 행위는 가족의 명예를 지키기 위한 의도였으나, 잔혹성과 과도한 폭력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3) 야곱의 두려움

야곱은 아들들의 행동에 분노하며, 이로 인해 가문 전체가 주변 민족들에게 공격받을 것을 염려했습니다(창세기 34:30). 이는 야곱이 이방 문화와의 접촉에서 생겨난 갈등을 감당할 준비가 부족했음을 보여줍니다.

3. 디나 사건의 영적 의미: 벧엘로의 부르심

1) 세겜의 사건은 하나님의 경고

디나 사건은 야곱 가문이 세겜에 머무르는 동안 하나님의 보호 밖에서 점점 이방 문화와 타협하며 영적 혼란에 빠질 수 있음을 경고합니다. 야곱은 벧엘에서 하나님께 예배하기로 서원했으나(창세기 28:20-22), 이를 지체하며 세겜에서 안주하려 했습니다. 디나 사건은 벧엘로의 회복을 촉구하는 하나님의 섭리로 볼 수 있습니다.

2) 벧엘로의 부르심

디나 사건 후, 하나님은 야곱에게 다시 벧엘로 올라가라고 명령하십니다(창세기 35:1). 벧엘은 야곱이 하나님을 처음 만나 언약을 맺은 장소로, 그의 신앙과 하나님의 계획이 다시 중심을 잡는 곳입니다. 하나님은 벧엘로 돌아가는 길에 야곱과 그의 가문이 모든 이방 신상과 장신구를 버리도록 명령하셨고, 이는 가문의 영적 정결과 회복을 의미합니다(창세기 35:2-4).

3) 벧엘에서의 회복

야곱은 벧엘에서 하나님께 다시 제단을 쌓고, 언약의 하나님께 순종합니다(창세기 35:7). 이는 디나 사건이 단순한 가정 비극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야곱과 그의 가문이 하나님의 계획 안에서 다시 정체성을 확립하고 거룩한 삶으로 돌아가는 계기가 되었음을 보여줍니다.

 

4. 디나 사건을 통한 교훈

1) 하나님의 뜻을 벗어난 안주는 위험하다

야곱은 벧엘로 돌아가야 했지만, 세겜에서 안주하며 자신의 뜻을 따랐습니다. 이는 디나 사건과 같은 비극을 초래했으며, 결국 하나님의 뜻에 따라 움직여야 함을 가르칩니다. 우리의 삶도 하나님의 부르심에서 벗어난 안주는 영적 위험을 초래할 수 있음을 경고합니다.

2) 이방 문화의 위험성을 경계하라

디나의 외출과 세겜 사건은 하나님의 백성이 이방 문화와 타협하거나 그것에 매료될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을 보여줍니다. 이는 세상적인 유혹과 혼합주의를 경계하며, 하나님의 거룩한 기준을 지켜야 한다는 교훈을 줍니다.

3) 고난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라

디나 사건은 야곱 가문에 큰 아픔을 가져왔지만, 이 사건을 통해 가문은 영적 순결을 회복하고 벧엘로 돌아가는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삶에서도 고난과 실패는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고 그분께로 돌아가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4) 복수 대신 하나님의 정의를 구하라

시므온과 레위의 복수는 가족의 명예를 지키려는 의도였으나, 그 결과는 야곱 가문 전체를 위험에 빠뜨렸습니다. 인간적인 방식으로 정의를 추구하는 대신, 하나님의 공의와 정의를 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론: 벧엘로 가야 하는 이유

디나 사건은 단순한 가족 비극이 아니라, 야곱 가문이 벧엘로 돌아가야 할 불가피성을 드러내는 하나님의 경고와 부르심이었습니다. 세겜에서의 고난과 혼란은 하나님의 계획 밖에서 안주하려는 인간의 한계를 보여주며, 벧엘로 돌아가는 회복의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오늘날 우리도 삶에서 벧엘로의 부르심을 받으며, 하나님의 뜻 안에서 거룩함과 순종을 유지하는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디나 사건은 고난 속에서도 하나님의 섭리가 어떻게 우리의 길을 바르게 인도하시는지를 깨닫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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