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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수기 6:13~27

케리그마 2025.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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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신의 완성, 그리고 복 주시는 하나님

민수기 6장 13절부터 27절은 나실인의 서원이 끝난 후 그가 하나님 앞에 나아가 어떻게 헌신을 마무리해야 하는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또한 이어지는 말씀에는 제사장이 백성을 위하여 축복하는 방법에 대한 하나님의 명령이 담겨 있습니다. 이 본문은 헌신의 완성과 함께, 그 헌신 위에 하나님께서 어떻게 은혜와 평강으로 응답하시는지를 보여주는 은혜의 말씀입니다. 나실인의 삶이 끝나도, 하나님의 축복은 계속해서 그의 삶을 이끌어 갑니다.

헌신은 끝날 때까지 헌신이어야 합니다

13절부터 20절까지는 나실인이 자신의 서원을 마친 후, 그것을 어떻게 하나님 앞에서 마무리할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흠 없는 수양, 일 년 된 암양, 흠 없는 숫양을 각각 속죄제, 번제, 화목제로 드려야 하고, 또 무교병과 과자, 전병 등의 소재도 함께 드립니다. 나실인의 머리를 깎아 번제물 아래 불사르고, 제사장은 나실인의 수고한 것을 여호와 앞에 흔들어 요제로 드립니다.

이 장면은 단순한 종교의식이 아니라, 헌신이 끝나는 지점을 어떻게 마무리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깊은 상징입니다. 즉, 헌신은 마무리까지 하나님 앞에서 온전히 이뤄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헌신을 시작한 것으로 만족하지 말고, 끝까지 그 정신을 지키며, 마침표 또한 하나님 앞에 드려야 하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결단은 잘합니다. 서원도 하고, 헌신도 시작하지만, 끝까지 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시작보다 마침을 귀히 여기십니다. 전도서 7장 8절에 “일의 끝이 시작보다 낫고 참는 마음이 교만한 마음보다 나으니”라고 하셨습니다. 하나님께 드리는 헌신은 시작도 중요하지만, 마무리도 중요합니다.

또한 이 마무리의 과정에서 ‘자기 머리털을 깎아 제단에 두는 것’은 깊은 상징을 담고 있습니다. 나실인의 머리카락은 그 헌신의 시간 동안 그의 정체성이자 헌신의 표시였습니다. 그러나 그것마저 하나님께 드림으로써 그는 자신의 모든 시간과 수고를 하나님께 온전히 올려드리는 것입니다. 결국 헌신은 내게 남는 것이 없는, 완전히 드려지는 자리까지 나아가는 것입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께 드린 헌신은 내가 보관할 것이 아닙니다. 다 드리고, 다 맡기고, 다 불태워야 참된 제사가 됩니다. 머리카락을 아깝게 여긴다면, 아직 내 자아가 죽지 않은 것입니다. 모든 것을 다 바치는 자리에서 비로소 우리는 하나님의 영광을 경험하게 됩니다.

하나님의 복은 헌신 위에 임합니다

21절에서는 나실인의 서원을 마친 후의 규례를 정리하면서, 서원한 모든 것은 자신이 서원한 대로 행하되, 자원한 만큼 더 할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하나님께서 ‘형식적인 의무’보다 ‘자원함’을 귀히 여기신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게 됩니다.

신앙생활은 최소한의 종교적 책임만 지는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 더 드리고자 하는 마음에서 자라나는 삶입니다. 하나님은 ‘어떻게 해야 구원받을 수 있는가’의 문제보다 ‘내가 하나님을 얼마나 사랑하는가’를 보십니다.

이어지는 22절부터 27절까지는 제사장이 이스라엘 백성을 위하여 복을 빌 때 사용해야 할 축복의 말씀, 곧 ‘아론의 축복’이 등장합니다.

“여호와는 네게 복을 주시며 너를 지키시기를 원하며,
여호와는 그의 얼굴을 네게 비추사 은혜 베푸시기를 원하며,
여호와는 그의 얼굴을 네게로 향하여 드사 평강 주시기를 원하노라”(24~26절)

이 축복은 나실인의 헌신 이후, 하나님께서 그의 삶에 부어주시는 은혜의 선언입니다. 이는 단지 형식적인 축도가 아니라, 하나님이 친히 제사장을 통해 자신의 백성 위에 축복을 선포하시겠다는 약속의 말씀입니다.

하나님은 단지 헌신을 요구하시기만 하는 분이 아니라, 헌신 위에 반드시 복을 부으시는 분이십니다. 이 복은 물질이나 세상의 번영을 넘어, 하나님의 얼굴이 내게 향하신다는 은혜의 복입니다. 하나님의 얼굴이 나를 향한다는 것은, 하나님이 내 삶을 주목하시고, 내 걸음을 인도하시며, 나와 함께하신다는 뜻입니다.

특히 ‘평강을 주시기를 원하노라’는 이 말씀은 히브리어 ‘샬롬’이라는 단어로, 단순한 고요함이나 무사함을 넘어서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오는 충만함, 온전함을 의미합니다. 즉, 하나님께 드려진 헌신의 삶에는 하나님의 얼굴이 비추어지고, 그 은혜로 인해 평강이 넘치는 삶이 주어진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어떤 조건이나 공로로 축복을 받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이름으로 우리를 축복하시며, 그 복의 근원이 당신 자신임을 선언하십니다. 이는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면서 가장 큰 확신이 되어야 할 말씀입니다.

이름을 두신 하나님의 축복은 공동체의 능력입니다

27절은 “그들은 이같이 내 이름으로 이스라엘 자손에게 축복할지니 내가 그들에게 복을 주리라”라고 하며 이 복의 근원이 하나님의 이름임을 강조합니다. 제사장은 단지 축복을 선포할 뿐이며, 실제로 복을 주시는 분은 여호와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의 이름이란 단지 호칭이 아니라, 하나님의 존재와 성품, 권세를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하나님은 ‘자기 자신’을 걸고 그 백성에게 복을 주시겠다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축복은 단순한 말의 반복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스러운 임재가 백성 가운데 머무는 행위입니다.

이 축복은 나실인 한 사람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 공동체 전체를 향한 말씀입니다. 헌신된 자의 삶 위에 하나님의 축복이 임하고, 그 축복은 다시 공동체에 확장됩니다. 이것이 바로 거룩한 공동체의 원리입니다.

오늘날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헌신된 성도 한 사람의 삶이 교회 전체에 은혜가 됩니다. 한 사람의 충성된 기도가, 한 사람의 철저한 구별된 삶이 교회에 축복을 가져옵니다. 하나님은 공동체 안에서 그 복을 나누시고, 서로를 통하여 그 영광을 드러내십니다.

때로는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면서, ‘나 하나 잘 믿는다고 뭐가 바뀌겠나?’ 하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당신 앞에 온전히 드려진 자를 통해 공동체를 복 주시고, 이름을 두신 곳에 하나님의 얼굴을 향하게 하십니다.

이 복은 결국 하나님의 임재 자체입니다.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고, 우리를 지키시며, 우리에게 은혜를 베푸시고, 평강을 주신다는 이 복음의 약속보다 더 큰 복은 없습니다. 우리는 이 복을 날마다 누리고, 또 다른 사람들에게 나누며 살아가는 자들입니다.

결론

민수기 6장 13절부터 27절까지는 나실인의 헌신이 어떻게 완성되는지를 보여주며, 동시에 하나님께서 당신의 백성을 어떻게 축복하시기를 원하시는지를 드러냅니다. 헌신은 시작만으로 끝나지 않으며, 마무리까지 하나님 앞에서 성실하게 감당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헌신 위에 하나님은 얼굴을 비추시고, 은혜를 베푸시며, 평강을 주십니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복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이름으로 축복을 받을 때, 그 복은 단지 나 하나에게 그치지 않고, 공동체 전체에 하나님의 임재로 확장됩니다.

오늘도 우리 각자는 하나님 앞에 나실인과 같이 구별된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온전히 드려진 삶, 끝까지 감당하는 믿음, 그리고 하나님의 복을 믿고 누리는 삶, 그것이 바로 오늘 우리에게 요구되는 믿음의 자세입니다.

그리고 그 모든 삶 끝에는 주님의 얼굴이 우리를 향해 있고, 그 얼굴에서 흘러나오는 평강이 우리와 공동체 위에 충만히 임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헌신을 포기하지 마십시오. 지금은 수고하고 있어도, 하나님은 반드시 그 위에 복을 더하실 것입니다.


[생명의 삶] 2025년 3월 묵상 본문입니다.  묵상 본문을 클릭하시면 각 본문에 따라 묵상을 따라 설교한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말씀을 묵상을 통해 하나님을 더욱 깊이 알아가는 복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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