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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주간 묵상, 요 19:30 다 이루었다.

케리그마 2025.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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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이루었다, 그분의 마지막 외침(요한복음 19:30)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고난주간을 지나며 우리가 가장 깊이 묵상해야 할 단어 하나가 있다면, 바로 주님의 마지막 외침 속에 담긴 선언입니다. 요한복음 19장 30절, 예수께서 십자가 위에서 큰 소리로 외치셨습니다. “다 이루었다.” 이 단어는 너무 짧고 단순해 보이지만, 그 안에 영원을 가르는 능력이 담겨 있습니다. 이 한 마디는 고난의 정점을 넘어, 구원의 완성을 선포하는 천상의 메시지입니다. 우리는 오늘 이 말씀을 통하여 고난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고,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이루신 구속의 사역을 가슴 깊이 받아들이는 시간이 되기를 원합니다.

 

십자가 위의 마지막 숨결, 그것은 패배가 아니라 성취였습니다 (요 19:30)

예수께서 십자가 위에서 외치신 "다 이루었다"는 말씀은 단순히 인생의 끝맺음이 아니었습니다. 그분은 단지 숨이 다하여 죽어간 것이 아니라, 의지를 다하여 완성하신 것입니다. 헬라어 원문 ‘테텔레스타이’는 단순 과거가 아니라 완료형으로, 단 한 번의 사건이 영원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 말은 마치 어떤 계약이 완전히 이행되었을 때 찍는 도장과도 같고, 빚이 다 갚아졌을 때 쓰이는 문구와도 같았습니다. 예수님은 당신의 죽음이 단지 한 생명의 소멸이 아니라, 하나님의 구속계획이 성취된 것임을 선포하신 것입니다.

십자가는 외견상으로 패배처럼 보였습니다. 나무에 달린 자는 저주받은 자요, 십자가형은 로마 시대 가장 수치스러운 처형 방식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속에서 예수님은 단지 억울하게 죽임당하신 의인이 아니라, 인류의 죄를 대신 지고 죽으신 대속자셨습니다. 그분은 고난을 완전히 마시셨고, 율법의 요구를 완전히 채우셨으며, 사망의 권세를 완전히 끊으셨습니다. ‘다 이루었다’는 외침은 그래서 절망이 아니라 승리의 함성이며, 죽음의 종결이 아니라 구속의 완성 선언입니다.

예언의 완성, 하나님의 언약이 실현된 자리 (요 19:28-30)

십자가에서의 이 마지막 외침은 단절된 순간이 아니라, 성경 전체를 아우르는 언약의 절정이었습니다. 예수님은 자신의 사역을 고통 속에서도 의식적으로 감당하셨습니다. 그분은 “성경을 응하게 하려 하사” 목마르다고 하셨고, 이에 신 포도주를 받으신 후 외치셨습니다(요 19:28-29). 예언은 실수가 없었습니다. 시편 22편과 이사야 53장의 예언은 지금, 예수님의 몸에서 완성되고 있었습니다.

‘다 이루었다’는 외침은 수천 년에 걸친 하나님의 구속사, 즉 아브라함에게 하신 약속, 출애굽에서의 속량, 다윗 언약, 그리고 선지자들의 메시지가 이제 완성되었음을 알리는 선언이었습니다. 하나님의 시간은 단 한 사람,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을 통하여 정확히 마침표를 찍으셨습니다. 이 말씀은 구속사의 종지부이며, 동시에 부활의 서막을 여는 초입이었습니다. 주님은 모든 것을 기억하셨고, 모든 것을 이루셨습니다.

죄의 종말과 의의 새 시작, 성소 휘장의 그 너머 (마 27:50-51)

다른 복음서, 특히 마태복음에서는 예수님의 죽으심과 동시에 성소의 휘장이 위에서 아래까지 찢어졌다고 말합니다(마 27:51). 이는 제사장만이 들어갈 수 있었던 지성소가 이제 열렸다는 뜻입니다. 하나님과 인간 사이를 가로막던 죄의 장벽이 무너진 것입니다. 이것이 ‘다 이루었다’는 말씀의 실제적 효과였습니다.

이제 더 이상 짐승의 피로 죄를 덮을 필요가 없습니다. 더 이상 제사장이 중보하지 않아도 됩니다. 예수님은 단번에 영원한 제사를 드리심으로, 모든 인류를 위한 대제사장이 되셨습니다. 그분의 죽음은 죄의 유효기간을 끝장내셨고, 의의 새 시대를 열어주셨습니다. 율법은 채워졌고, 심판은 집행되었으며, 사랑은 입증되었습니다. 우리는 더 이상 정죄받는 자가 아니라, 은혜 안에서 살아가는 자들로 새 옷을 입게 되었습니다.

부르심의 정점, 이제는 응답할 차례입니다 (요 19:30)

“다 이루었다.” 이 외침은 우리를 향한 마지막 질문이기도 합니다. “나는 다 이루었다, 이제 너는 나에게 무엇으로 응답하겠느냐?” 주님의 고난이 헛되지 않으려면, 우리는 이 완성 앞에 반응해야 합니다. 그분이 우리를 위해 죽으셨다는 사실은 지식으로 머물러선 안 됩니다. 이는 삶의 태도 전체를 뒤흔드는 복음이어야 합니다.

우리는 이제 선택해야 합니다. 주님의 다 이루신 그 일에 무관심하게 등을 돌릴 것인지, 아니면 그 십자가 앞에 무릎 꿇고 나의 삶 전체를 드릴 것인지. 여러분, 이 외침은 이제 우리를 향한 부르심입니다. 회개의 부르심, 헌신의 부르심, 사랑의 부르심입니다. 우리는 주님의 완성 위에 우리의 순종을 얹어야 합니다. 그래야 고난이 구원이 되고, 죽음이 생명이 됩니다.

마무리 묵상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주님은 십자가에서 말씀하셨습니다. "다 이루었다." 이 한 마디는 우주의 질서를 다시 쓰는 외침이었고, 영혼의 수갑을 푸는 열쇠였습니다. 그분은 죽음으로 생명을 여셨고, 침묵으로 사랑을 외치셨으며, 고통으로 자유를 증언하셨습니다. 고난주간을 지나며 우리도 주님의 그 외침 앞에 멈춰 서야 합니다. 그리고 고백해야 합니다. "주님, 감사합니다. 그 십자가가 저를 위한 것임을 믿습니다. 이제 저도 주님을 위해 살아가겠습니다."

그때, 고난은 의미가 되고, 십자가는 생명이 됩니다. 오늘도 ‘다 이루었다’는 말씀 앞에 머물며, 그 은혜 위에 다시 세워지는 하루가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사순절 묵상을 위한 성경본문 구절입니다. 창조와 타락, 구약의 예언과 예수님의 공생애와 고난, 죽음과 부활까지에 이르는 과정을 40일로 구분하여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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