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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 설교, 창세기 2장 8-17절 에덴 동산과 계명

케리그마 2025. 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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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사랑과 인간의 책임

하나님께서는 온 세상을 창조하시고, 그 가운데 인간을 특별한 존재로 세우셨습니다. 다른 피조물들과 달리, 인간에게는 특별한 소명을 부여하셨고, 그 소명 안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나타내셨습니다. 창세기 2장 8-9절과 15-17절의 말씀을 통해, 하나님께서 인간을 얼마나 귀하게 여기셨으며, 또한 인간이 그 소명을 감당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그러나 인간은 하나님께서 주신 이 놀라운 사랑을 거역하였고, 결국 죄로 인해 타락하였습니다. 사순절을 맞아,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소명과 인간의 타락,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을 깊이 묵상하며 우리의 신앙을 돌아보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실 때, 그는 단순한 피조물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음 받은 존재였으며, 하나님의 영광을 반영하는 특별한 존재였습니다. 하나님은 인간을 다른 동물들과 구별하시고, 그에게 특별한 권위와 책임을 부여하셨습니다. 인간은 단순히 창조의 일부가 아니라, 창조 세계를 다스리고 보호하는 사명을 받은 존재였습니다(창 1:26-28). 따라서 인간의 타락은 단순한 불순종의 문제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부여하신 신성한 질서를 깨뜨린 심각한 사건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인간을 위한 동산을 마련하심(창 2:8-9)

하나님께서는 인간을 창조하신 후, 그를 위하여 특별한 처소를 준비하셨습니다. "여호와 하나님이 동방의 에덴에 동산을 창설하시고 그 지으신 사람을 거기 두시고"(창 2:8). 여기서 '에덴'(עֵדֶן, 'eden')이라는 단어는 '기쁨', '즐거움'이라는 의미를 가집니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을 무작정 광야에 내버려 두신 것이 아니라, 기쁨과 즐거움이 넘치는 완벽한 환경을 마련하셨습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인간을 사랑하셨고, 단순한 생존이 아닌 풍요롭고 복된 삶을 누리게 하시려는 의도가 있음을 보여줍니다.

 

뿐만 아니라, 하나님께서는 에덴 동산 가운데 '생명나무'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를 두셨습니다(창 2:9). 생명나무(עֵץ הַחַיִּים, 'ets hachayyim')는 영원한 생명을 상징하며,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עֵץ הַדַּעַת טוֹב וָרָע, 'ets hada’at tov wara')는 인간의 자유의지를 나타냅니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이 자동적으로 순종하는 존재가 아니라, 자유로운 선택 속에서 하나님을 사랑하고 순종하도록 창조하셨습니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강제적인 사랑이 아니라, 자발적인 순종과 헌신 속에서 하나님과의 관계를 맺도록 하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이 에덴 동산에서 행복하게 살도록 하셨을 뿐만 아니라, 그곳을 통해 하나님과 친밀한 교제를 나누도록 하셨습니다. 에덴 동산은 단순한 물리적인 장소가 아니라, 하나님의 임재가 있는 곳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인간과 직접 소통하시며, 그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공급하셨습니다. 인간은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거하며,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 수 있는 특권을 누렸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이 놀라운 은혜를 가볍게 여기고, 하나님께서 금하신 선악과를 따먹음으로써 죄를 범하였습니다.

 

인간에게 주신 소명과 책임(창 2:15)

하나님께서는 인간에게 단순한 생존이 아니라, 사명을 주셨습니다. "여호와 하나님이 그 사람을 이끌어 에덴 동산에 두사 그것을 경작하며 지키게 하시고"(창 2:15). 여기서 '경작하다'(עָבַד, 'abad')는 단순히 땅을 가꾼다는 의미를 넘어, 하나님을 섬긴다는 뜻도 내포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키다'(שָׁמַר, 'shamar')는 보호하고 돌본다는 의미를 가집니다. 이는 인간이 단순히 노동하는 존재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신 창조 세계를 책임지고 관리하는 역할을 맡았음을 의미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이 단순히 자연 속에서 살아가도록 내버려 두신 것이 아니라, 인간에게 창조 세계를 다스릴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셨습니다. 이는 인간이 하나님의 대리자로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나님께서 만드신 세상을 소중히 여기고, 그분의 뜻에 따라 경작하며 지켜야 하는 것이 인간의 본래적인 소명이었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이러한 소명을 잊고, 탐욕과 이기심으로 인해 창조 세계를 오염시키고 파괴하였습니다.

 

하나님의 명령과 인간의 자유의지(창 2:16-17)

하나님께서는 인간에게 명령을 주셨습니다. "여호와 하나님이 그 사람에게 명하여 이르시되 동산 각종 나무의 열매는 네가 임의로 먹되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는 먹지 말라 네가 먹는 날에는 반드시 죽으리라 하시니라"(창 2:16-17).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금지하신 것은 단 하나의 나무 열매였습니다. 그 외에는 모두 자유롭게 누릴 수 있도록 하셨습니다. 이는 하나님의 명령이 억압이 아니라, 보호와 사랑의 표현임을 보여줍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자유의지를 주셨다는 점입니다. 하나님께서 인간을 단순히 본능대로 움직이는 존재로 창조하신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존재로 만드셨다는 사실은 하나님의 사랑과 계획을 보여줍니다.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금하신 이유는 인간이 무조건적으로 복종해야 하는 존재로서가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신뢰와 순종을 선택해야 하는 존재로 창조되었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하나님께 대한 사랑과 신뢰 속에서 자발적으로 순종해야 했으며, 하나님께서 명령하신 이유는 인간이 스스로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자유로운 존재로 살아가도록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이 자유를 잘못 사용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 인간을 위해 에덴 동산을 마련하시고, 풍성한 환경을 주셨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하나님의 명령을 어겼습니다. 이는 단순한 불순종의 문제가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를 거부하고 자신이 선과 악을 결정하려 한 교만의 결과였습니다. 하나님께서 금하신 선악과를 따먹는 것은 하나님보다 자신을 더 신뢰하는 행위였으며, 이는 결국 인간이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스스로 분리되는 선택을 하게 만든 사건이었습니다.

 

하나님의 명령은 단순한 법적 조항이 아니라, 인간을 보호하고 생명을 유지하게 하는 사랑의 울타리였습니다. 마치 부모가 아이에게 위험한 것들을 피하도록 명령하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아이가 그 명령을 어기고 위험에 빠지면, 그 결과는 결국 아이 자신에게 돌아갑니다. 마찬가지로 하나님께서는 인간이 선악과를 먹으면 죽을 것이라고 경고하셨고(창 2:17), 이는 하나님께서 인간을 억압하기 위함이 아니라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또한, 선악과 사건을 통해 인간의 죄가 얼마나 심각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인간은 하나님께서 주신 자유를 남용하였고, 결국 죄와 사망이 세상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롬 5:12). 인간은 처음에는 자신이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다고 믿었지만, 결국 그 선택은 파멸과 고통을 가져왔습니다. 하나님의 명령은 인간에게 불필요한 제한이 아니라, 궁극적인 선과 생명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오늘날 우리의 삶 속에서도 이 원리는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그의 말씀을 통해 삶의 길을 제시하십니다. 그러나 우리는 종종 하나님의 명령을 제한이나 부담으로 여기고, 우리의 뜻대로 살기를 원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명령은 우리를 억압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보호하고 복되게 하는 길로 인도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을 무거운 짐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위한 사랑의 법으로 이해하고 순종해야 합니다.

 

결국, 인간은 자유의지를 하나님을 거역하는 데 사용하였지만,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다시 하나님의 뜻에 순종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은 자신의 자유의지를 사용하여 끝까지 하나님의 뜻을 따르셨고, 그분의 순종을 통해 우리에게 구원의 길이 열리게 되었습니다(롬 5:19).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의 자유의지를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를 깊이 고민하고,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회복

인간이 하나님의 명령을 어기고 타락하였을 때, 하나님께서는 즉시 구속의 계획을 세우셨습니다. 창세기 3장 15절에서 하나님께서는 여자의 후손이 뱀의 머리를 상하게 할 것이라는 구속의 약속을 주셨습니다. 결국,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오셔서 우리의 죄를 대신 지시고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 이 약속이 성취되었습니다(갈 3:13).

 

결론: 순종을 통한 회복의 길

사순절은 우리의 죄를 돌아보고, 예수님의 희생을 깊이 묵상하는 시간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삶을 살아야 하며, 우리에게 주어진 소명을 기억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억압하려 하시는 분이 아니라, 사랑으로 보호하시고 인도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의 명령을 부담이 아니라 은혜로 받아들이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붙들며 회복된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을 다시금 되새기며, 그분의 뜻에 순종하는 신앙의 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사순절 묵상을 위한 성경본문 구절입니다. 창조와 타락, 구약의 예언과 예수님의 공생애와 고난, 죽음과 부활까지에 이르는 과정을 40일로 구분하여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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