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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주간 묵상, 마 22:15-22, 가이사의 것과 하나님의 것

케리그마 2025.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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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사의 것, 하나님의 것 - 진짜 주인은 누구인가

사랑하는 여러분, 고난주간의 화요일은 예수님께서 공적 사역 중 가장 많은 논쟁과 질문을 받으셨던 날입니다. 대제사장들, 서기관들, 바리새인들과 사두개인들까지 모두가 돌아가며 예수님을 함정에 빠뜨리려 했습니다. 그들은 질문으로 공격했지만, 예수님은 그 질문을 진리로 바꾸셨고, 오히려 그들의 허상을 드러내셨습니다. 오늘 본문은 그 중에서도 정치와 신앙, 세속 권력과 하나님의 권위에 대한 가장 절묘한 질문과 그에 대한 놀라운 대답이 담긴 장면입니다.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바치라"(마 22:21).

 

이 말씀은 단순한 세금에 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고난주간, 예수님은 십자가를 앞에 두고도 침묵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분은 진리를 말씀하셨고, 그 진리 안에 우리를 구원하시려는 하나님의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이 사건은 우리가 누구에게 속했는가, 그리고 우리는 무엇을 드리며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의도를 품은 질문(마 22:15-17)

바리새인들은 예수님을 올가미에 걸기 위해 책략을 꾸밉니다. 그들은 헤롯 당원들과 함께 예수님께 나아와 묻습니다. "당신은 참되시고, 사람을 외모로 보지 아니하시며 하나님의 도를 참으로 가르치시는 분인 줄 아나이다. 그런즉 가이사에게 세금을 바치는 것이 옳으니이까 옳지 아니하니이까?"(마 22:16-17).

 

이 질문은 그저 정치적 의견을 묻는 것이 아닙니다. 이들은 예수님을 로마에 반역하는 자로 만들거나, 유대인들에게 민족 배반자로 보이게 하려는 이중적인 덫을 놓고 있는 것입니다. 헤롯 당원들은 로마에 충성하는 자들이고, 바리새인들은 로마를 혐오하는 자들입니다. 그런데 이 둘이 연합했습니다. 예수님을 제거하고자 하는 공통의 목적 아래서입니다. 그들은 겉으로는 공손한 칭송으로 다가오지만, 속에는 칼날 같은 독을 숨기고 있었습니다.

 

이 장면은 고난주간의 긴장감을 그대로 반영합니다. 예수님을 십자가로 몰아넣기 위한 시도는 정치와 종교의 연합이라는 모순된 동맹 안에서 점점 구체화되고 있었고, 그 속에서 예수님의 입술에서 나오는 말씀은 그들을 뒤흔들고 있었습니다.

 

동전 위의 형상(마 22:18-20)

예수님은 그들의 악함을 아시고 말씀하십니다. "외식하는 자들아 어찌하여 나를 시험하느냐? 세금 낼 돈을 내게 보이라" 하시니, 그들이 데나리온 하나를 가져옵니다(마 22:18-19). 그리고 예수님은 질문하십니다. "이 형상과 이 글이 누구의 것이냐?" 그들은 대답합니다. "가이사의 것이니이다"(마 22:20-21).

 

여기서 '형상'이라는 단어에 주목해 봐야 합니다. 동전에 새겨진 가이사의 얼굴, 그것은 로마 황제의 절대 권력과 소유권을 상징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창세기의 한 말씀을 떠올리게 됩니다.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창 1:27).

 

그렇습니다. 동전은 가이사의 형상을 지녔기에 가이사의 것이고, 우리는 하나님의 형상을 지녔기에 하나님의 것입니다. 예수님의 이 짧은 질문은 신앙과 세속, 정치와 경건을 분리시키는 것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모든 존재의 주인이 누구인가를 묻는 것입니다. 누구의 형상이 너희 안에 있느냐? 무엇이 너희의 진짜 소속이냐?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마 22:21)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그런즉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바치라 하시니"(마 22:21). 이 대답은 단순히 세속 권력을 인정하라는 정치적 발언이 아닙니다. 이 말씀은 그들의 이중성을 찌르는 영적 외침입니다.

 

가이사의 형상이 있는 동전을 가이사에게 돌려주는 것처럼, 하나님의 형상이 새겨진 우리의 삶은 하나님께 드려져야 합니다. 예수님은 지금 그들에게 묻고 계십니다. "너희는 너희 자신을 누구에게 바치고 있는가?" 단지 세금을 내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너희 존재 전체를 하나님께 드리고 있느냐는 질문입니다.

 

고난주간, 예수님은 자신을 온전히 하나님께 드리셨습니다. 그분은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셨고, 십자가까지 내어드리셨습니다. 그는 가이사의 동전이 아니라, 하나님의 형상이 완전히 새겨진 순전한 제물로 자신을 바치셨습니다. 그리고 그를 따르는 우리에게도 같은 길을 묻고 계십니다. 너는 너의 형상이 누구의 것인지 알고 있느냐고.

 

형상과 소속의 회복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는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음받은 존재입니다. 그러나 죄로 인해 그 형상이 훼손되었고, 우리는 하나님께 드려져야 할 인생을 세상의 왕에게 넘겨주며 살았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십자가를 통해 다시 그 형상을 회복시키십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이제 너는 누구의 것이냐?”

 

고난주간은 내 삶의 소속을 다시 정하는 시간입니다. 우리는 누구의 것입니까? 돈입니까? 권력입니까? 아니면 하나님의 것입니까? 예수님의 말씀은 우리 삶을 흔들어 깨웁니다. 너의 마음에 새겨진 형상이 가이사의 것이냐, 하나님의 것이냐? 그리고 너는 그 형상의 주인에게 드려지고 있느냐?

 

마무리 묵상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예수님의 말씀은 단지 고난주간 속 한 장면이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 삶의 본질을 겨냥하는 외침입니다.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바치라"(마 22:21). 이 말씀이 여러분의 가슴에 불처럼 새겨지기를 바랍니다.

 

고난주간은 우리 존재를 다시 하나님께 드리는 시간입니다. 예수님은 가이사의 동전처럼 우리를 이 세상에 맡기신 것이 아닙니다. 그는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시키셔서 우리를 다시 하나님께 바치기 위해 십자가를 지셨습니다. 그분의 고난은 단지 육체의 고통이 아니라, 우리를 되찾기 위한 치열한 몸값이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우리의 삶을, 마음을, 시간과 열정을, 우리의 온 존재를 하나님께 드려야 합니다. 고난주간의 중심은 십자가입니다. 그리고 십자가는 하나님의 형상이 다시 세상에 새겨지는 순간입니다. 여러분 안에 그 형상이 분명히 살아 있기를 축복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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