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119:65 - 119:80 묵상, 주의 계명들을 배우게 하소서
고난을 통해 배우는 선하신 하나님
시편 119편 65절부터 80절까지의 본문은 고난과 선하심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시인은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는 자의 삶 속에 고난이 찾아오는 이유를 부정적으로 보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고난을 통해 하나님의 법을 배우게 되었고, 그 말씀을 더욱 사랑하게 되었음을 고백합니다. 본문 전체는 고난을 해석하는 믿음의 시선, 그리고 그 안에서 하나님의 성실하심과 인자하심을 새롭게 경험하는 여정을 보여줍니다. 믿음의 사람은 고난 속에서도 말씀을 통해 더욱 견고해집니다.
선하신 주께서 내게 베푸신 은혜
“여호와여 주의 말씀대로 주의 종을 선대하셨나이다” (시 119:65)
시인은 먼저 하나님의 선대하심을 고백하며 본문을 시작합니다. 여기서 ‘선대하셨다’는 히브리어 “טוֹב(토브)”는 단지 좋은 결과를 준다는 뜻을 넘어서, 본질적으로 선하신 분이 선한 방식으로 일하신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언제나 선하게 일하십니다. 우리의 감정이나 상황이 그것을 인식하지 못할 때에도, 그분의 성품은 변함없이 선하십니다. 시인은 이 하나님의 성품에 대한 확신에서 출발하여 자신의 삶을 돌아봅니다.
“내가 주의 계명들을 믿었사오니 명철과 지식을 내게 가르치소서”(66절)라고 기도하는 시인은, 말씀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여전히 배우고자 하는 갈망을 품고 있습니다. 믿음은 멈추는 것이 아니라 더 깊은 이해와 순종을 향한 갈망으로 확장되어야 합니다. 여기서 ‘명철’은 히브리어 “טַעַם(타암)”, ‘지식’은 “דַּעַת(다앗)”으로, 분별력과 이해력을 말합니다. 시인은 단순히 율법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그 깊은 뜻을 이해하여 마음으로 순종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고백은 우리 모두의 신앙 고백과 맞닿아 있습니다. “고난 당하기 전에는 내가 그릇 행하였더니 이제는 주의 말씀을 지키나이다”(67절). 고난은 하나님의 자녀에게 형벌이 아니라 교정의 도구입니다. 고난 없이는 돌이킬 수 없는 길이 있기에, 하나님은 때로 우리를 아프게 하셔서라도 돌이키게 하십니다. 이 말은 고난의 고통을 부정하거나 축소하지 않습니다. 다만, 고난을 허락하신 분이 선하신 하나님이시라는 사실을 붙들기에 시인은 그것을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습니다.
“주는 선하사 선을 행하시오니 주의 율례들로 나를 가르치소서”(68절)라는 고백은 시인의 신학을 가장 잘 요약한 말입니다. 하나님은 선하신 분이며, 행하시는 모든 것도 선합니다. 그렇기에 그분이 가르치시는 말씀 또한 선하며, 우리의 삶을 바로잡는 기준이 됩니다. 말씀을 배우는 자는 먼저 말씀을 주신 이가 선하신 하나님이심을 인정하는 데서부터 시작합니다.
거짓과 비방 속에서 진리로 선 자
“교만한 자들이 거짓을 지어 나를 치려 하였사오나 나는 전심으로 주의 법도들을 지키리이다” (시 119:69)
시인은 외부의 공격을 외면하지 않습니다. 교만한 자들이 거짓을 꾸며 자신을 공격하고 있지만, 그는 말씀에서 눈을 떼지 않습니다. ‘거짓을 지어 치려 하였다’는 표현은 조직적이고 지속적인 모함을 암시합니다. 그러나 시인은 이에 맞서 자신은 ‘전심으로’ 주의 법도들을 지킨다고 고백합니다. 전심(히브리어: בְּכָל־לֵב, 베콜 레브)은 마음을 다한다는 뜻으로, 단순한 감정적 충성심이 아니라 의지적 결단을 동반한 헌신을 의미합니다.
그는 이렇게 덧붙입니다. “그들의 마음은 살쪄서 기름덩이 같으나 나는 주의 법을 즐거워하나이다”(70절). ‘살쪘다’는 표현은 단순히 물질적 풍요를 뜻하지 않습니다. 이는 영적 무감각과 교만을 상징합니다. 자기 만족 속에 하나님을 경외하지 않는 교만한 자들의 상태를 시인은 고발하고 있는 것입니다. 반면 그는 고난 중에도 말씀을 즐거워합니다. 이 ‘즐거워한다’는 표현은 고난과 함께 사용될 때 더욱 강한 의미를 갖습니다. 고난이 기쁨을 앗아가는 것이 아니라, 말씀 안에서 오히려 기쁨이 더욱 선명해지는 것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71절에서 시인은 다시 고백합니다. “고난 당한 것이 내게 유익이라 이로 말미암아 내가 주의 율례들을 배우게 되었나이다.” 고난은 선생입니다. 그리고 그 고난 속에서 가르치시는 이는 하나님이십니다. 시인은 하나님을 의심하거나 원망하지 않습니다. 그는 자신이 배운 율례의 가치는 고난을 통해 얻게 된 것이라 고백합니다. 고난은 말씀을 향한 사랑을 깊이 있게 다져주는 도구였습니다.
그리고 그는 “주의 입의 법이 내게는 천천 금은보다 좋으니이다”(72절)라고 고백합니다. 금과 은은 인간이 추구하는 가장 보편적인 가치입니다. 그러나 시인은 하나님의 말씀이 그 모든 것보다 귀하다고 고백합니다. 이 고백은 단지 비교의 언어가 아니라 실제 삶의 우선순위를 말합니다. 세상은 금과 은을 가치로 여기지만, 말씀은 성도가 영혼을 걸고 따라야 할 생명의 가치입니다.
주의 인자하심이 내 마음을 살립니다
“주의 손이 나를 만들고 세우셨사오니 내가 주의 계명들을 배우게 하소서” (시 119:73)
이제 시인은 창조주 하나님 앞에 자신을 피조물로서 낮추어 고백합니다. “주의 손이 나를 만들고 세우셨사오니”라는 말은, 나라는 존재가 하나님의 주권적 창조에 의해 형성되었음을 인정하는 고백입니다. 그리고 그분이 지으신 목적이 주의 계명을 배우고 지키는 데 있다고 선언합니다. 존재의 이유는 말씀 안에 있습니다. 피조물이 창조주를 알지 못한 채 살아갈 수 없듯, 인간은 말씀 없이 살아갈 수 없습니다.
74절은 공동체적 고백으로 이어집니다. “여호와를 경외하는 자들이 나를 보고 기뻐하는 것은 내가 주의 말씀을 바라는 자이기 때문이니이다.” 고난과 거짓 비방 속에서도 시인은 말씀에 대한 소망을 잃지 않았고, 그것을 본 다른 신앙인들은 기쁨을 얻게 됩니다. 이는 말씀을 따르는 삶이 나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공동체 안에서 서로를 격려하고 세우는 중요한 통로가 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여호와여 내가 알거니와 주의 심판은 의로우시고 주께서 나를 괴롭게 하심은 성실하심 때문이니이다”(75절)라는 고백은 고난에 대한 시인의 해석을 더욱 분명히 합니다. 하나님이 나를 괴롭게 하셨다는 이 고백은 전제부터가 하나님을 신뢰하는 마음에서 출발합니다. 하나님은 실수하지 않으십니다. 그분이 주시는 고난은 목적 있는 고난이며, 성실하심으로 인한 필연적 훈련입니다.
그리고 시인은 “주의 종에게 하신 말씀대로 주의 인자하심이 나의 위로가 되게 하소서”(76절)라고 기도합니다. 고난 중에 시인이 붙드는 것은 감정의 안정이 아니라, 약속의 말씀입니다. 그 말씀은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고, 그것이 참된 위로가 됩니다. ‘인자하심’(히브리어: חֶסֶד, 헤세드)은 하나님의 언약적 사랑으로, 한 번 맺은 사랑을 결코 포기하지 않는 신실한 은혜를 말합니다.
77절에서 “주의 긍휼이 내게 임하게 하사 내가 살게 하소서 주의 법은 나의 즐거움이니이다”라고 다시 고백합니다. 하나님의 긍휼은 단순한 동정이 아니라, 실질적 도움과 회복을 주는 사랑입니다. 이 긍휼로 인해 그는 다시 살게 되며, 그 생명의 증거가 바로 말씀을 향한 기쁨입니다.
78절에서는 다시 악인을 언급하며, 그들의 거짓과 비방이 있어도 자신은 “전심으로 주의 법도들을 묵상하리이다”라고 결단합니다. 세상의 비방은 우리의 묵상을 막을 수 없습니다. 말씀은 상황과 환경을 뛰어넘어 우리를 지키는 능력입니다.
79절에서 시인은 “주를 경외하는 자들이 내게 돌아오며 주의 증거들을 아는 자들이 내게 돌아오게 하소서”라고 말합니다. 이 기도는 공동체의 회복, 말씀 안에서의 영적 연대감을 바라는 마음입니다. 고난 속에서도 말씀에 뿌리 내린 자는 외롭지 않습니다. 진리를 사랑하는 이들과 다시 연합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그는 기대합니다.
마지막 80절, “내 마음으로 주의 율례들을 완전하게 하사 내가 수치를 당하지 아니하게 하소서.” 이 고백은 전심과 완전함을 향한 간절함입니다. 완전함은 죄 없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말씀 앞에서 정직하고 깨어 있는 마음을 의미합니다. 수치는 말씀을 떠난 자에게 임하지만, 말씀에 붙든 자는 오히려 그 고난조차도 명예롭게 이기게 됩니다.
전체 마무리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시편 119편 65절부터 80절까지는 고난과 선하심, 그리고 말씀 사이의 관계를 아름답게 그려냅니다. 하나님은 선하시고, 우리가 겪는 고난조차도 그분의 손 안에서 선하게 쓰입니다. 시인은 그 고난을 통해 말씀을 배우고, 진리를 향한 사랑을 더 깊이하게 되었고, 결국 말씀 자체가 그의 생명의 기쁨이 되었습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고난은 때로 우리를 흔들지만, 하나님의 말씀은 결코 흔들리지 않습니다. 그 말씀은 우리를 다시 일으키고, 다시 소망하게 하며, 다시 기쁘게 합니다. 오늘도 그 말씀을 품고, 이렇게 고백합시다. “주는 선하시고 선을 행하시는 이시니, 주의 율례들로 나를 가르치소서.” 이 고백이 우리의 오늘과 내일을 지켜낼 믿음의 토대가 될 것입니다.
매일성경 5월 본문입니다. 일별 묵상 본문을 클릭하시면 각 본문에 따라 묵상을 따라 설교한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매일 말씀 묵상을 통해 은혜로운 5월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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