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119:33 - 119:48 묵상, 주의 율례들의 도를 내게 가르치소서
말씀의 길을 배우는 자의 기도
시편 119편 33절부터 48절은 말씀을 따르는 자의 간절한 기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시인은 단순히 지식으로 하나님의 율례를 이해하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삶 전체가 그 말씀에 뿌리내리고 순종하기를 간절히 구하고 있습니다. 이 본문은 말씀을 배우고 지키는 자의 내면의 태도, 말씀 앞에서의 기도, 그리고 하나님을 향한 사랑과 확신을 차분하고도 진실하게 보여줍니다. 이 말씀은 단순한 규칙이 아니라, 하나님과 동행하는 생명의 길임을 다시금 일깨워줍니다.
말씀을 배우는 자의 순종의 자세
“여호와여 주의 율례들의 도를 내게 가르치소서 내가 끝까지 지키리이다” (시 119:33)
시인은 하나님의 율례를 배우는 것으로 기도를 시작합니다. 여기서 ‘율례들’(히브리어: חֻקִּים, 후킴)은 하나님이 정하신 규범이나 법도, 곧 영원히 변치 않는 하나님의 뜻을 담고 있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시인은 단지 배우는 데 그치지 않고, “끝까지 지키리이다”라고 고백합니다. 배움은 순종으로 완성되며, 하나님의 도는 이론이 아니라 삶으로 이어지는 실천의 진리입니다.
‘끝까지’라는 표현은 단지 시간적 지속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는 전 존재를 걸고 말씀에 대한 순종을 지속하려는 태도입니다. 시인은 말씀을 아는 데서 멈추지 않고, 지켜 행하려는 결단을 드러내며, 그것이 오직 하나님의 가르치심에 달려 있음을 고백합니다.
이어 “나로 하여금 깨닫게 하여 주소서 내가 주의 법을 준행하며 전심으로 지키리이다”(34절)라고 기도합니다. 여기서 ‘깨닫다’는 히브리어 “בִּין(빈)”으로, 단순한 인지 이상의 깊은 통찰과 이해를 뜻합니다. 하나님의 법은 얕은 지식으로 접근할 수 없습니다. 말씀을 따라 살아가는 삶에는 깨달음과 적용이 필요하며, 그것은 하나님이 성령으로 조명하실 때 가능한 은혜입니다.
“나를 주의 계명들의 길로 행하게 하소서 내가 이를 즐거워함이니이다”(35절)라는 구절은 말씀을 지키는 일이 억지가 아니라 즐거움이어야 함을 말합니다. 주의 계명들의 길, 곧 하나님이 정하신 삶의 방향 속에서 걷는 일은 믿음의 사람에게 최고의 기쁨입니다. 율법이 율법주의로 흐르지 않고, 생명과 자유로 다가올 수 있는 이유는 그 길이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시인은 자신의 마음을 바라보며 “내 마음을 주의 증거들로 향하게 하시고 탐욕으로 향하지 말게 하소서”(36절)라고 기도합니다. 이는 내면의 갈망을 하나님께 향하게 해달라는 고백입니다. 마음은 언제나 무언가를 향해 기울어져 있습니다. 말씀에 붙들리지 않은 마음은 탐욕을 향하고, 세상의 헛된 것을 좇기 마련입니다. 그러므로 시인은 마음의 방향을 하나님께로 조정해달라고 간구합니다. 이 기도는 단순히 행위를 다듬는 것을 넘어 마음 깊은 곳의 방향성을 하나님께로 돌리려는 믿음의 결단입니다.
헛된 것에서 눈을 돌려 주의 길로
“내 눈을 돌이켜 허탄한 것을 보지 말게 하시고 주의 길에서 나를 살아나게 하소서” (시 119:37)
이 구절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더욱 절실히 다가옵니다. ‘허탄한 것’(히브리어: שָׁוְא, 샤웨)은 헛되고 속이는 것, 실체 없는 거짓을 의미합니다. 눈은 마음의 창이며, 보는 것이 결국 마음을 이끕니다. 시인은 자신의 시선을 말씀 아닌 세상적인 헛된 것에서 돌이켜 달라고 기도합니다. 이는 우리 모두의 기도가 되어야 할 간절한 요청입니다.
‘살아나게 하소서’라는 표현은 단지 생명을 유지해 달라는 뜻이 아니라, 영적 생명력과 회복을 의미합니다. 말씀은 시들어가는 내 영혼을 다시 일으키는 능력입니다. 이어지는 “주의 종에게 하신 말씀을 주의 종에게 굳게 세우소서”(38절)는 약속의 말씀에 대한 신뢰의 표현입니다. 하나님은 말씀하신 것을 반드시 지키시는 분이십니다. 시인은 하나님이 하신 약속을 자신의 삶에 견고히 세워주시기를 간구하며, 그 위에서 흔들림 없이 살고자 합니다.
그리고 “내가 두려워하는 비방을 내게서 떠나게 하소서 주의 규례들은 선하심이니이다”(39절)라고 말합니다. 세상은 믿음을 가진 자를 조롱하고, 말씀을 붙드는 자를 고루하다고 평가합니다. 하지만 시인은 그런 비방보다 하나님의 규례가 선하다는 사실에 집중합니다. ‘선하다’는 것은 도덕적 정당함뿐 아니라, 하나님으로부터 온 온전함, 완전함을 뜻합니다. 말씀을 붙드는 삶은 사람 앞에 두려움을 가지지 않고, 하나님 앞에만 서는 삶입니다.
“보옵소서 내가 주의 법도들을 사모하였사오니 주의 의로 나를 살아나게 하소서”(40절)라는 구절은 시인의 내면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사모함은 단지 호기심이 아니라, 갈급한 마음에서 나오는 강한 열망입니다. 그는 하나님의 법도 안에 생명이 있음을 알고, 그것이 자신의 삶을 회복할 유일한 길임을 고백합니다. 하나님의 의는 우리를 심판하시는 기준이자 동시에 우리를 살리시는 은혜입니다.
자유함으로 순종하는 삶의 기쁨
“여호와여 주의 말씀대로 주의 인자하심과 주의 구원을 내게 임하게 하소서” (시 119:41)
41절부터 시인은 다시 하나님께 인자와 구원을 구합니다. 여기서 인자하심은 히브리어 “חֶסֶד(헤세드)”로, 언약적 사랑과 자비, 불변하는 은혜를 뜻합니다. 구원은 단지 위기의 상황에서 건짐을 받는 것이 아니라,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로 영혼이 살아나는 것을 의미합니다. 시인은 말씀대로 이 은혜가 자신의 삶에 임하기를 바랍니다. 말씀은 기록된 텍스트가 아니라, 지금도 역사하시는 살아 있는 하나님의 음성입니다.
“내가 나의 말로 나를 비방하는 자들에게 대답할 수 있는 것은 내가 주의 말씀을 의지함이니이다”(42절)라고 시인은 고백합니다. 그는 사람들의 비난과 공격 앞에서 자신의 지혜나 논리를 앞세우지 않고, 하나님의 말씀을 방패로 삼습니다. 성도는 세상 앞에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는 자가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에 뿌리내린 진리로 살아가는 자입니다.
43절에서 시인은 “진리의 말씀을 내 입에서 아주 빼지 말게 하소서 내가 주의 규례를 바라기 때문이니이다”라고 기도합니다. ‘진리의 말씀’(히브리어: דְּבַר אֱמֶת, 드바르 에메트)은 변하지 않는 하나님의 말씀을 의미합니다. 이 말씀이 그의 입에서 떠나지 않도록 해달라는 기도는, 그가 늘 말씀으로 말하고 판단하며, 진리 안에 살기 원한다는 고백입니다. 말씀을 입에 둔다는 것은 그 말씀이 그의 생각과 행동을 지배한다는 뜻입니다.
44절에서 46절까지 시인은 더욱 능동적으로 고백합니다. “내가 주의 율법을 항상 지키리이다” “주의 율법을 구하오며” “왕들 앞에서도 주의 교훈을 말하리이다”라고 선포합니다. 말씀을 지키는 자는 두려움이 없습니다. 왕들 앞에서도 위축되지 않고, 담대하게 하나님의 말씀을 증언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단지 설교자만의 사명이 아닙니다. 모든 성도가 그 삶으로, 때로는 말로 복음을 드러내야 한다는 부르심입니다.
“내가 주의 계명들을 스스로 즐거워하며 사랑하리이다”(47절)는 고백은 말씀과의 관계를 지식이나 의무에서 사랑의 영역으로 끌어올립니다. 사랑이 없는 순종은 피곤함을 낳지만, 사랑이 깃든 순종은 기쁨을 낳습니다. 시인은 하나님의 계명 안에서 기뻐하고, 그것을 사랑합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내가 사랑하는 주의 계명들을 향하여 내 손을 들고 주의 율례들을 작은 소리로 읊조리리이다”(48절)라고 고백합니다. ‘손을 든다’는 것은 경배의 자세이며, 전적인 순종과 항복의 표현입니다. 그는 자신이 사랑하는 계명을 향해 손을 들며, 삶으로 그 말씀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전체 마무리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시편 119편 33절부터 48절까지는 말씀을 배우는 자, 말씀 안에서 살아가려는 자, 말씀을 기뻐하며 사랑하는 자의 영혼 깊은 곳에서 나오는 기도로 가득합니다. 이 기도는 단지 지식을 구하는 간구가 아니라, 말씀에 붙들려 살기 원하는 순종의 호흡입니다. 그는 마음의 방향을 하나님께로 향하고, 헛된 세상의 것에서 눈을 돌리며, 기꺼이 하나님의 계명에 손을 들고 사랑으로 순종하는 삶을 선택합니다.
우리는 이 시대를 살아가며 많은 목소리와 많은 길 앞에 놓여 있습니다. 그러나 오직 하나님의 말씀만이 우리를 살리고, 길을 보여주며, 생명을 얻게 합니다. 오늘도 말씀을 배우고 지키며 사랑하는 자로 살아가십시오. 하나님께서 여러분의 마음을 넓히시고, 그 길을 즐거움으로 달리게 하실 것입니다. 그 말씀이 여러분의 노래가 되고, 손을 들게 하고, 기쁨이 되게 하시기를 축복합니다.
매일성경 5월 본문입니다. 일별 묵상 본문을 클릭하시면 각 본문에 따라 묵상을 따라 설교한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매일 말씀 묵상을 통해 은혜로운 5월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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