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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의 증인들] 요한복음 21:1–14 갈릴리 제자들을 찾아가심

케리그마 2025.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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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하지 않으시는 예수님 (요한복음 21:1–14)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우리가 함께 나눌 말씀은, 부활하신 주님께서 갈릴리 디베랴 바닷가에서 다시 제자들을 만나시는 장면입니다. 그들은 이미 부활의 주님을 두 번이나 만났음에도 여전히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부활의 소식을 들었고, 주님의 손과 옆구리까지 보았지만, 그들의 내면은 여전히 불확실함과 두려움, 그리고 회한으로 가득했던 것입니다. 오늘 본문은 예수님께서 그런 제자들을 다시 찾아가셔서, 그들을 포기하지 않으시고 끝까지 회복시키시는 장면입니다. 이 아침에 우리도 이 말씀 속에서, 주님의 그 넓고 깊은 사랑을 만나게 되기를 바랍니다.

밤새 헛물켠 제자들의 허망한 열심 (요 21:1–3)

"그 후에 예수께서 디베랴 호수에서 또 제자들에게 자기를 나타내셨으니 그 나타내신 일은 이러하니라... 시몬 베드로가 나는 물고기 잡으러 가노라 하니" (요 21:1–3)

부활의 기적 이후에도, 제자들은 예루살렘을 떠나 갈릴리로 돌아왔습니다. 그들은 다시 이전의 생업으로 돌아가고자 합니다. 베드로는 말합니다. "나는 물고기 잡으러 가노라." 이것은 단순한 어획이 아니라, 다시 예전의 삶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실패한 사역자, 스스로를 자격 없는 사람으로 여겼던 그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배어 있는 말입니다.

이들은 밤새도록 그물을 던졌지만 아무것도 잡지 못합니다. 열심은 있었지만 열매는 없었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주님의 부재를 느끼는 인생이란 이와 같습니다. 무언가를 해보려 애쓰지만, 허망함만 남는 밤입니다. 그러나 그 빈 그물은 새로운 기적이 준비되는 자리가 됩니다. 주님은 그런 공허의 자리에 찾아오십니다. 부활의 주님은 실패한 열심을 외면하지 않으시고, 그 자리를 회복의 무대로 만드십니다.

새벽에 찾아오신 주님, 알아보지 못한 제자들 (요 21:4–6)

"날이 새어갈 때에 예수께서 바닷가에 서셨으나 제자들은 예수이신 줄 알지 못하는지라" (요 21:4)

새벽은 아직 어둠과 빛이 공존하는 시간입니다. 바로 그 새벽, 주님은 바닷가에 서 계셨습니다. 그러나 제자들은 그분을 알아보지 못합니다. 이것은 단지 시야의 문제가 아닙니다. 믿음의 눈이 닫혀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때로 주님이 우리 곁에 계셔도, 상황이 어두우면 그분을 알아보지 못합니다. 그러나 주님은 멈추지 않으십니다. "얘들아, 너희에게 고기가 있느냐?" (요 21:5) 그렇게 부르시며, 우리의 빈 그물에 먼저 다가오십니다.

이 질문은 주님의 책망이 아닙니다. 그것은 초대입니다. 실패를 인정하게 하고, 다시 은혜의 자리에 이르게 하는 부드러운 촉구입니다. 주님은 그들에게 그물을 배 오른편에 던지라고 말씀하십니다. 제자들이 순종하자 수많은 고기가 그물에 걸립니다. 이전에도 그랬던 것처럼, 주님이 함께하시는 자리에는 풍성함이 있습니다. 빈 그물이 은혜의 그물로 바뀌는 순간입니다.

주님의 흔적을 기억한 사랑 (요 21:7)

"예수께서 사랑하시는 그 제자가 베드로에게 이르되 주시라 하니" (요 21:7)

제일 먼저 주님을 알아본 사람은 요한입니다. 그는 사랑 가운데 주님을 인식합니다. 과거에도 풍성한 어획의 순간이 있었고, 그때도 주님은 똑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사랑은 기억합니다. 주님의 방식, 주님의 손길, 주님의 목소리를 사랑은 잊지 않습니다.

요한이 "주시라"고 말하자, 베드로는 즉시 겉옷을 두르고 물에 뛰어듭니다. 이 장면은 단순한 기쁨의 표현이 아닙니다. 그것은 회복에 대한 갈망, 다시금 주님 앞에 서고자 하는 몸부림입니다. 과거 주님을 세 번 부인했던 베드로는 여전히 무거운 마음을 안고 있었지만, 주님이시라는 소리에 그는 더 이상 머뭇거리지 않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부활의 주님 앞에서는 부끄러움도, 거리낌도 내려놓아야 합니다. 뛰어드는 용기가 회복의 첫걸음입니다.

숯불과 떡과 생선, 회복의 아침식사 (요 21:9–14)

"육지에 올라보니 숯불이 있고 그 위에 생선이 놓였고 떡도 있더라... 예수께서 오셔서 떡을 가져다가 그들에게 주시고 생선도 그와 같이 하시니라" (요 21:9, 13)

제자들이 도착했을 때, 주님은 이미 숯불을 피워놓고 생선을 구워놓으셨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조반이 아닙니다. 이것은 회복의 식탁입니다. 숯불은 베드로가 주님을 부인했던 그 자리에서 피워졌던 것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번 숯불은 정죄의 불이 아니라, 용서의 불입니다. 이 숯불 앞에서 주님은 아무 말 없이 떡을 떼어 주십니다.

이 장면은 부활 이후 첫 공동체 식사이며, 하나님의 사랑이 일상 속에서 어떻게 드러나는지를 보여줍니다. 주님은 손수 식사를 준비하십니다. 이는 구약의 하나님께서 아브라함과 모세 앞에서 그랬던 것처럼, 신적 겸손의 극치입니다. 그리고 떡과 생선을 나누어 주시는 그 손은, 십자가 못자국이 여전히 있는 손입니다. 고통과 사랑, 죽음과 생명이 만나는 자리. 그 식탁이 오늘 우리가 함께 나눌 은혜의 자리가 됩니다.

이 식사는 단지 배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정체성을 회복시키는 만남입니다. 제자들은 다시금 그분이 누구이신지를, 그리고 자신들이 누구였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주님은 그들을 포기하지 않으십니다. 버림받을 만한 실패자였지만, 주님의 부활은 그들을 새로운 사명의 자리로 이끄십니다.

마무리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의 본문은 부활하신 주님이 실패한 제자들을 다시 찾아오시고, 다시 불러주시고, 다시 먹이시고, 다시 사명을 맡기시는 장면입니다. 디베랴 바다는 허망한 밤의 상징이었지만, 주님이 찾아오신 순간, 그 바다는 은혜의 무대가 되었습니다.

그분은 오늘도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십니다. 의심 많은 도마도, 부인한 베드로도, 어두운 바다로 도망친 제자들도 주님은 포기하지 않으셨습니다. 주님은 오늘도 실패의 새벽에 오셔서 조용히 물으십니다. "얘들아, 너희에게 고기가 있느냐?"

그 음성에 다시 반응할 수 있는 우리 되기를 원합니다. 그물이 비어 있는 자, 마음이 무거운 자, 삶이 흔들리는 자일지라도, 주님은 다시 찾아오십니다. 그분은 포기하지 않으시고, 우리를 다시 불러 세우십니다. 오늘 우리도 다시금 그 숯불 앞에서 떡과 생선을 받아 먹으며 고백합시다. "주는 나의 주님이시요, 나의 하나님이시니이다."

이 부활의 계절에, 주님의 변함없는 사랑과 부르심을 기억하며, 그 사랑을 삶으로 살아내는 참된 제자로 다시 서시기를 간절히 축복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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