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12:1~8 묵상 구스의 여자를 취한 모세
하나님 앞에서 말의 무게를 기억하라
말씀을 통해 은혜 받길 원합니다. 민수기 12장 1절부터 8절은 하나님의 사람 모세를 향한 비방과 그에 대한 하나님의 직접적인 반응을 담고 있습니다. 이 짧은 본문은 리더십, 질서, 언어의 거룩함, 그리고 하나님과의 관계에 있어 얼마나 우리가 조심해야 하는지를 강하게 경고합니다. 하나님은 어떤 이유에서든 자신의 종을 함부로 대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으십니다. 본문은 단지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오늘 우리의 언행과 마음의 태도를 비추는 거울입니다.
형제의 입술에서 시작된 시기와 분열
본문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모세가 구스 여자를 취하였더니 그 구스 여자를 취하였으므로 미리암과 아론이 모세를 비방하였더라.”(1절) 표면적인 이유는 모세가 구스 여인을 취한 일이지만, 실제로는 모세의 리더십에 대한 불만이 감추어진 배경으로 드러납니다. 여기서 '비방하다'(히브리어 דַָבֳר, dabar)는 단순한 의견 표현이 아닌, 해를 끼치는 말, 무게 있는 비난의 표현입니다.
미리암과 아론은 하나님께서 모세만을 통하여 말씀하셨느냐고 따지며, 자신들도 예언자요 지도자임을 주장합니다. 이 말 속에는 시기와 질투, 그리고 자신에 대한 과도한 인식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가정 내의 갈등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세우신 질서에 대한 도전입니다.
모세는 이미 이방 여인 십보라와 결혼한 상태였습니다. 여기서 구스 여인은 같은 인물일 가능성이 크지만, 문제는 단지 결혼 상대가 아니라 그것을 빌미로 삼아 리더십을 공격하는 데 있습니다. 오늘날에도 교회와 공동체 내에서 종종 외적인 문제를 들먹이며 내적인 불만을 정당화하려는 유혹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중심을 보시는 분이십니다. 말의 표면이 아닌 마음의 뿌리를 헤아리십니다.
모세의 온유함과 하나님의 응답
모세는 본문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그에 대해 성경은 이렇게 말합니다. “이 사람 모세는 온유함이 지면의 모든 사람보다 더하더라”(3절). 여기서 ‘온유함’(히브리어 עֶנֶו, anav)은 단순히 유약하거나 말이 없는 성격이 아니라, 자신을 하나님 앞에 낮추는 자세, 복수하지 않고 하나님께 맡기는 성품을 의미합니다.
모세는 인간적으로 대응하지 않습니다. 그는 침묵하지만, 하나님은 침묵하지 않으십니다. 하나님께서 친히 구름 기둥 가운데에 내려오셔서 세 사람을 회막으로 부르십니다. 그리고 단호하게 말씀하십니다. “너희 중에 선지자가 있으면 나 여호와가 이상으로 나를 그에게 알리기도 하고 꿈으로 그와 말하기도 하거니와 내 종 모세와는 그렇지 아니하니 그는 나의 온 집에 충성됨이라”(6-7절)
여기서 '충성됨'(히브리어 אַמָן, aman)이라는 표현은 기둥처럼 든든히 서 있는, 흔들리지 않는 신뢰성을 뜻합니다. 하나님은 모세를 단지 도구로 사용하신 것이 아니라, 자신의 집을 맡길 만큼 신뢰하셨다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모세와는 대면하여 말씀하신다고 하십니다. 이는 구약 전체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특별한 관계를 나타냅니다.
하나님은 모세의 리더십이 사람에 의해 세워진 것이 아니라, 하나님 자신의 선택과 계획에 의한 것임을 분명히 하십니다. 그래서 그를 향한 비방은 단순한 형제 간의 갈등이 아니라, 하나님의 주권과 질서에 대한 공격이 되는 것입니다. 이는 우리가 교회 안에서 어떤 말과 태도로 영적 지도자를 대해야 하는지를 명확히 가르쳐 줍니다.
말은 씨앗이며, 하나님은 듣고 계신다
본문 2절은 이렇게 말합니다. “여호와께서 이 말을 들으셨더라.” 너무나 짧고 지나갈 수 있는 이 문장이, 오늘 우리의 삶에 가장 큰 경고로 다가옵니다. 하나님은 듣고 계십니다. 사람들이 모이지 않은 장소에서, 숨겨진 대화 가운데서, 우리 마음의 소리까지도 하나님은 들으십니다.
이 구절에서 '들으셨더라'(히브리어 יִשְׁמְעִ, shama)는 단순한 청취가 아니라, 주의 깊게 듣고 반응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나님은 그저 지나치지 않으시며, 말씀에 반응하십니다. 우리가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가 하나님의 마음을 아프게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지도자를 향한 말은 더욱 무겁습니다. 하나님의 일을 맡은 사람에게 가하는 비방은, 결국 그 일을 맡기신 하나님을 대적하는 말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지도자도 연약한 인간이기에 실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 실수를 고칠 권한도, 질서를 세울 책임도 하나님께 있습니다.
우리는 말의 무게를 알아야 합니다. 말은 관계를 세우기도 하고, 무너뜨리기도 합니다. 공동체를 살리기도 하고, 찢기도 합니다. 말은 씨앗입니다. 믿음의 말을 심으면 은혜의 열매가 맺히고, 비방의 말을 심으면 고통의 열매가 맺힙니다. 하나님은 지금도 우리 입술에서 나오는 말에 귀를 기울이고 계십니다.
결론
민수기 12장 1절부터 8절까지는 짧지만 무겁고, 조용하지만 선명한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이 말씀은 우리에게 도전합니다. 우리는 어떤 말을 하고 있는가? 누구를 향해, 어떤 마음으로 말하고 있는가? 그리고 우리의 말은 하나님 앞에서 어떤 무게를 가지고 있는가?
하나님은 모세의 온유함을 기뻐하시고, 그를 충성된 종으로 세우셨습니다. 동시에, 그를 향한 말 한마디까지도 예사롭게 넘기지 않으셨습니다. 우리가 누군가를 향해 던지는 말이, 혹시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고 있지는 않은지 깊이 돌아보아야 합니다.
말은 곧 믿음의 표현입니다. 믿음이 있는 자는 말을 아끼고, 말을 세워 사용합니다. 사랑이 있는 자는 말을 통해 위로하고, 회복시킵니다. 거룩을 사모하는 자는 자신의 입술을 먼저 거룩하게 합니다. 우리는 오늘도 하나님 앞에서 살아갑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말도 하나님 앞에서 선한 도구가 되기를 소망해야 합니다.
“여호와께서 이 말을 들으셨더라.” 이 말씀은 오늘 우리의 입술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동기가 되어야 합니다. 하나님은 지금도 듣고 계십니다. 듣고 판단하시며, 사랑 안에서 공동체를 바르게 이끌어 가십니다. 우리의 말이 그 뜻에 합당하게 사용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생명의 삶] 2025년 월 묵상 본문입니다. 묵상 본문을 클릭하시면 각 본문에 따라 묵상을 따라 설교한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말씀을 묵상을 통해 하나님을 더욱 깊이 알아가는 복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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