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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복음 24:36 - 24:53 묵상, 승천하신 예수님

케리그마 2025.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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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안과 사명의 주 – 부활하신 주님의 마지막 가르침

누가복음 24장 36절부터 53절은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 앞에 친히 나타나시고, 그들에게 평안을 주시며, 성경을 풀어 가르치시고, 마지막으로 승천하시는 장면까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 본문은 부활의 감격이 단지 놀라움으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믿음과 사명, 그리고 예배로 연결되는 믿음의 여정을 보여줍니다. 예수님은 놀라움에 사로잡힌 제자들을 위로하시고, 다시금 복음의 중심을 설명하시며, 그들에게 세상을 향한 사명을 맡기십니다. 그리고 하늘로 오르시며 여전히 그들과 함께하실 것을 약속하십니다. 이 장면은 단순한 신비가 아니라, 오늘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는 살아 있는 복음의 선언입니다.

평강의 주님 – 두려움 가운데 임하신 그리스도

엠마오로 향했던 두 제자가 예수님을 만난 후 예루살렘으로 돌아와 사도들과 나머지 제자들에게 이 모든 일을 증언하던 그 시각, 부활하신 주님께서 그들 가운데 나타나십니다. “이 말을 할 때에 예수께서 친히 그들 가운데 서서 이르시되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36절). 예수님의 첫 인사는 "샬롬", 곧 평강이었습니다. 이는 단순한 인사가 아니라, 부활하신 주님이 주시는 새로운 존재의 상태, 죄와 사망의 권세를 이기신 자가 주는 참된 화평을 뜻합니다. 그것은 내면의 고요함을 넘어, 하나님의 의와 은혜 안에서 누리는 복된 안식입니다.

하지만 제자들의 반응은 달랐습니다. “그들이 놀라고 무서워하여 그 보는 것을 영으로 생각하는지라”(37절). 믿지 못할 만큼 두렵고 놀라웠습니다. 헬라어 ‘πτοέομαι(ptoeomai)’는 경악하거나 깜짝 놀란 상태를 의미합니다. 그들은 주님의 부활이 현실이 될 수 없다고 여겼기에, 눈앞에 서 있는 예수님을 영(ghost)으로 생각했던 것입니다. 죽음을 이긴 자를 도저히 이 세상 현실로 받아들일 수 없었기에 그들은 의심과 공포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예수님은 그들의 두려움을 잠잠케 하십니다. “어찌하여 두려워하며 어찌하여 마음에 의심이 일어나느냐”(38절). 주님은 친히 손과 발을 보여주시며 말씀하십니다. “나를 만져 보라 영은 살과 뼈가 없으되 너희 보는 바와 같이 나는 있느니라”(39절). 여기서 우리는 부활의 몸에 대한 중요한 신학적 가르침을 발견합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단지 영적 부활이 아닌, 실체적이며 육체적 부활이었습니다. 그분은 다시 살아나신 몸을 가지셨고, 우리와 동일한 존재로 제자들 앞에 서 계셨습니다.

예수님은 그들의 확신을 위해 음식을 드시기까지 하십니다(42-43절). 이는 부활이 환상이 아닌, 실제임을 분명히 보여주시는 장면입니다. 제자들은 여전히 믿기 어려워하지만, 그 마음은 기쁨과 놀람으로 가득 차 있었고, 그 감정의 경계 속에서 주님은 그들에게 확고한 평강을 심어주셨습니다. 이는 단지 감정을 달래는 위로가 아니라, 그들의 존재를 다시 부활의 실제로 새롭게 세우시는 하나님의 주도적 은혜입니다.

우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믿음은 부활의 확신이지만, 현실의 두려움과 불신이 그 확신을 무너뜨릴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그 현실의 틈에 찾아오셔서 우리에게 손과 발을 보여주시며 말씀하십니다. "나를 보라." 그 부드러운 명령 속에서 우리는 다시금 살아 있는 주님을 인격적으로 마주하게 됩니다.

성경의 중심 – 고난과 부활로 이뤄진 구속사

예수님은 이어서 성경을 풀어주시며 제자들에게 복음의 핵심을 가르치십니다. “이에 그들의 마음을 열어 성경을 깨닫게 하시고”(45절). 여기서 ‘마음을 열다’는 헬라어 "διηνοίχθη(dēnoichthē)"는 닫힌 상태를 열어젖힌다는 의미로, 성령의 조명을 통한 영적 깨달음을 묘사합니다. 이 깨달음은 인간의 논리나 노력으로 이룰 수 없는, 전적으로 하나님께서 주시는 은혜입니다. 닫힌 마음이 열리고, 닫힌 성경이 다시 살아 있는 하나님의 음성으로 다가오는 은혜의 순간입니다.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이같이 그리스도가 고난을 받고 제삼일에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날 것과”(46절). 이는 누가복음 전체를 관통하는 구속사의 핵심입니다. 메시아는 영광의 왕으로 오시기 전에, 먼저 고난받는 종으로 오셔야 했고, 그 고난을 통해 인류의 죄를 속하신 후에 부활하심으로 하나님의 의를 세우셨습니다. 이것은 단지 인생의 반전이 아니라, 하나님의 계획된 길이며, 구속사의 길입니다. 그 고난의 길이 없이는 영광도 없다는 것을 예수님은 명확히 하십니다.

이어 예수님은 “또 그의 이름으로 죄 사함을 받게 하는 회개가 예루살렘에서 시작하여 모든 족속에게 전파될 것이 기록되었으니”(47절)라고 말씀하십니다. 복음은 고난과 부활을 전제로 하여, 죄사함과 회개를 가능케 합니다. 이는 단지 이스라엘의 회복이 아니라, 모든 족속, 즉 온 인류에게 열려 있는 은혜입니다. 예수님의 고난은 유대만을 위한 것이 아니며, 그분의 부활은 모든 민족을 위한 구원의 문을 여는 사건입니다.

여기서 복음 전파의 중심은 ‘그의 이름’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 곧 그분의 인격과 사역 자체가 회개의 메시지를 가능하게 하며, 그 이름을 통해 죄사함이 선포됩니다. 복음은 그 이름을 믿는 자에게 전가되며, 믿음으로 그 이름을 의지하는 자는 구원을 얻게 됩니다. 이 복음은 예루살렘에서 시작되지만, 그 끝은 땅끝까지 이어집니다. 제자들은 그 시작점에 선 자들이며, 예수님은 그들을 ‘이 모든 일의 증인’(48절)으로 세우십니다. 이는 영광스러운 특권이며 동시에 깊은 헌신을 요구하는 사명입니다.

하늘로 오르신 주 – 예배로 응답하는 삶의 방향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볼지어다 내가 내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것을 너희에게 보내리니”(49절)라고 하십니다. 여기서 말하는 ‘약속하신 것’은 성령을 가리킵니다. 오순절에 임하실 성령은 제자들을 권능 있게 하여, 단지 경험한 바를 말하는 증인이 아니라, 능력 있는 사명자로 세우게 될 것입니다. 이 권능은 세상 속에서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세우며, 끝까지 견디는 믿음을 위한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그들은 이제 두려움의 방에 갇혀 있지 않고, 성령의 능력으로 세상을 향해 나아갈 준비를 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그들을 데리고 베다니 앞까지 나가시어 손을 들어 축복하시고, 축복하시는 중에 하늘로 올려지십니다(50-51절). 제자들은 그 광경을 목격하며, 땅에서 이루어진 모든 사역이 이제 하늘의 보좌에서 완성되었음을 알게 됩니다. 누가는 이 장면을 간결하면서도 상징적으로 묘사합니다. 하늘로 올리우셨다는 것은 곧 그분의 통치가 하늘의 권세로 확장되었음을 의미합니다. 그분은 이제 땅의 고난을 지나 영광의 주로 등극하신 것입니다. 땅에서의 낮아지심이 끝났고, 이제는 높아지심으로 완성된 구원의 승리가 선언됩니다.

이에 제자들의 반응은 분명했습니다. “그들이 그에게 경배하고 큰 기쁨으로 예루살렘에 돌아가”(52절), “늘 성전에서 하나님을 찬송하니라”(53절). 경배와 기쁨, 그리고 예배. 이 세 가지는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자들의 삶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방향입니다. 더 이상 두려움도, 슬픔도 아닌, 기쁨과 확신 속에서 복음을 위해 살아가는 인생이 됩니다. 그들의 발걸음은 무겁지 않았고, 그들의 찬송은 날마다 새로웠습니다. 이는 단지 감정이 아니라, 성령 안에서 주어진 존재의 변화였습니다.

성전에서 늘 찬송했다는 것은 공동체 중심의 예배가 회복되었음을 의미합니다. 그들은 더 이상 숨어 있지 않았고, 이제는 모든 사람 앞에서 부활하신 주님을 증거하는 예배자가 되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부활의 사람들, 성령의 증인들의 삶의 모습입니다. 찬송은 신앙의 고백이요, 삶의 방식이며, 증언의 도구입니다. 부활은 그들의 일상이 되었고, 예배는 그들의 호흡이 되었습니다.

결론

누가복음 24장 36절부터 53절까지는 복음서 전체의 마침표이자, 사도행전의 시작을 준비하는 다리 역할을 합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제자들 가운데 나타나셔서 그들의 두려움을 평강으로 바꾸시고, 성경을 열어 구속사의 핵심을 깨닫게 하시며, 그들을 세상으로 보내실 준비를 하십니다. 그리고 하늘로 오르시며, 여전히 그들과 함께하실 것을 축복으로 보증하십니다. 이는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지금도 우리에게 유효한 복음의 현실입니다.

이제 질문은 우리에게로 향합니다. 우리는 이 부활의 주님 앞에서 어떤 반응을 하고 있습니까? 여전히 두려움 속에 그분을 영으로만 여기고 있지는 않습니까? 그분이 주시는 평강을 받고, 말씀으로 마음을 열며, 성령의 능력을 기다리는 자로 서고 있습니까? 우리의 신앙은 하늘을 우러르는 영성만이 아니라, 땅을 살아내는 능력을 포함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능력은 부활하신 주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고, 그분의 말씀을 마음에 새길 때 주어집니다.

부활은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예배는 골방의 체험이 아니라, 세상으로 나아가는 능력입니다. 오늘도 우리 가운데 임하시는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 그 음성에 응답하여, 평강 안에서 예배하고, 예배 안에서 기뻐하며, 기쁨 속에서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복된 주님의 증인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매일성경 4월 본문입니다. 일별 묵상 본문을 클릭하시면 각 본문에 따라 묵상을 따라 설교한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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