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 2:8 - 2:17 묵상, 나의 사랑하는 자의 음성
사랑의 노래, 주님이 오십니다
그분의 발소리가 들립니다. 언덕을 넘어 달려오시는 사랑의 주님, 아가서 2장 8절에서 17절까지의 말씀은 한 편의 시와도 같고, 연인의 속삭임과도 같은, 그러나 무엇보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신랑 되심을 향한 깊은 은유의 언어입니다. 이 본문을 따라 우리는 신랑 되신 그리스도의 사랑을 맛보고, 그분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신부 된 성도의 순결한 고백을 묵상하게 됩니다.
신랑의 음성, 사랑의 도래
“나의 사랑하는 자의 음성이로구나” (아가 2:8)
사랑은 언제나 소리로 시작됩니다. 멀리서 들려오는 발자국 소리, 바람을 가르며 울려 퍼지는 그의 음성은 단순한 소리가 아니라 사랑의 예고이며, 임재의 시작입니다. 본문에서 ‘사랑하는 자’라는 히브리어 단어 “דּוֹדִי(도디)”는 단순히 연인 이상의 개념을 지니며, 언약적 사랑을 상징합니다. 이 언어의 뿌리는 애정과 우정, 헌신을 포함하며, 신랑 되신 주님의 인격적인 사랑을 암시합니다.
그분은 산을 넘고 언덕을 넘어오십니다. 여기서 ‘뛰며’(מדלג, 메달레그)는 경쾌함과 급함을 내포하고 있고, ‘달려오며’(מקפץ, 메카펫츠)는 목적 있는 움직임, 사랑의 시급함을 말합니다. 이는 단순한 방문이 아니라 갈망의 완성이며, 성도의 삶에 침투하시는 하나님의 열정적 사랑입니다. 본문은 이사야서 52:7의 “좋은 소식을 전하며 평화를 공포하는 자의 발”을 떠올리게 합니다. 신랑의 도래는 복음이며, 그분의 음성은 은혜의 초청입니다.
계절이 변하듯, 마음을 여는 때
“겨울도 지나고 비도 그쳤고” (아가 2:11)
겨울과 비는 성경에서 흔히 고난과 시련, 죄의 상징으로 사용됩니다. 이 문장은 단순한 계절의 묘사가 아니라 구속사의 한 단면을 보여줍니다. 이제 은혜의 계절이 왔습니다. ‘지났다’는 말은 히브리어 “עָבַר(아바르)”로, 단순히 시간의 흐름을 넘어 하나님의 역사 속에서 사건이 끝났음을 의미합니다. 그것은 단지 기후의 변화가 아니라, 회복의 시작이며, 구원의 시간이 도래했음을 알리는 신호입니다.
“꽃이 땅에 피고 새가 노래할 때가 이르렀고”라는 말은 하나님의 백성이 회복의 계절에 참여하도록 초대받는 장면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에게 계절은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나타내는 시간의 언어였습니다. 회복의 시기가 임했음을 알려주는 이 음성은 “일어나 함께 가자”는 부르심으로 이어집니다. 이는 그저 자연의 순환이 아니라, 은혜 안에서의 내적 변화의 타이밍입니다. 신랑은 단지 우리 곁을 지나가는 분이 아니라, 겨울을 끝내고 봄을 부르시는 분입니다.
숨어 있는 자를 부르는 사랑
“바위 틈 낭떠러지 은밀한 곳에 있는 나의 비둘기야” (아가 2:14)
신랑은 숨어 있는 신부를 부릅니다. ‘은밀한 곳’이라는 표현은 단순한 장소의 묘사가 아니라, 두려움 속에 자신을 감추고 있는 인간의 내면을 상징합니다. ‘비둘기’는 성경에서 순결함과 충성의 상징이며, 특히 성령의 이미지를 통해 하나님의 신부된 백성을 나타내는 표현입니다. 주님은 우리의 연약함을 아시고도 우리를 ‘나의 비둘기’라 부르십니다. 이 호칭은 무한한 수치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으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드러냅니다.
신랑은 신부의 ‘얼굴을 보게 하라’고 요청합니다. 이는 단순한 외적 아름다움의 요구가 아니라, 관계의 회복을 의미합니다. 히브리어 ‘얼굴’(פָּנִים, 파님)은 존재 전체를 상징합니다. 신랑은 신부의 마음, 곧 전인격적인 응답을 원하십니다. 그는 단순히 사랑을 주는 분이 아니라, 응답을 통해 교제를 완성하시려는 분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종종 포도원을 허무는 작은 여우를 허용합니다. ‘여우’는 파괴적인 습관과 타협을 상징하며, ‘포도원’은 우리의 신앙과 교제를 의미합니다. 작아 보이지만 신앙의 깊이를 망가뜨리는 이 여우들을 잡으라는 명령은 단호하고도 자비로운 명령입니다. 신랑과의 사랑을 온전히 누리기 위해 우리는 우리의 내면에서 여우를 제거해야 합니다.
결론: 사랑의 응답, 함께 거하는 자리로
“내 사랑하는 자는 내게 속하였고 나는 그에게 속하였도다” (아가 2:16)
신부는 드디어 응답합니다. ‘속하였다’는 말은 히브리어 “שֶׁלִי(셸리)”와 “לִי(리)”의 언어로 표현되며, 이는 소유를 넘어서 헌신과 관계의 깊이를 뜻합니다. 사랑은 일방적이지 않습니다. 신랑의 사랑에 대한 응답으로 신부는 자신을 내어줍니다. 그리고 신랑은 백합화 가운데 양 떼를 먹이며, 보호와 돌봄의 역할을 감당하십니다.
17절에서 “날이 저물고 그림자가 사라지기 전에”라는 표현은 여전히 완성되지 않은 시간 속에서 성도의 간절한 기다림을 담고 있습니다. 이는 계시록 22장의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라는 성도의 고백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신랑은 이미 오셨지만, 다시 오실 것입니다. 이 땅의 그림자가 걷히고 완전한 빛 가운데에서 우리는 그분과 함께 거하게 될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주님의 사랑은 이미 우리를 향해 달려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사랑 안에 응답해야 할 시간에 살고 있습니다. 겨울이 지나고 꽃이 피는 계절, 주님은 다시 우리의 문을 두드리십니다. 숨어 있는 자를 부르시고, 여우를 잡아 신앙의 포도원을 회복시키시며, 마침내 우리를 ‘나의 사랑하는 자’라 부르십니다.
지금, 그 음성에 응답하십시오. 그리고 함께 동행하십시오. 주님의 사랑은 추상적인 이상이 아니라, 구체적인 현실입니다. 그분은 오십니다. 그리고 우리는 맞이해야 합니다. 사랑의 언약 가운데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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