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 4:1 - 5:1 묵상, 내 사랑 너는 어여쁘고 어여쁘다
주님의 눈에 보배로운 자여
사랑은 보는 시선에서 시작됩니다. 아가서 4장 1절부터 5장 1절까지의 말씀은 신랑이 신부를 바라보며 흠모하는 눈길로 시작하여, 사랑의 연합과 잔치로 완성되는 구속의 은유를 담고 있습니다. 이 본문은 신랑 되신 그리스도께서 신부 된 교회를 향해 얼마나 깊고 풍성한 사랑을 가지고 계신지를 세밀한 언어로 드러냅니다. 외적인 아름다움 너머 내면의 신비를 찬미하시고, 마침내 그 신부를 자신의 동산으로 삼으시는 주님의 사랑이 본문 전체를 흐릅니다.
주님이 바라보시는 신부의 아름다움
“내 사랑 너는 어여쁘고 어여쁘다 네 눈이 비둘기 같구나” (아가 4:1)
본문은 신랑의 시선으로 시작합니다. “어여쁘다”(יָפָה, 야파)는 단지 외모의 아름다움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 자체에 대한 전인격적 사랑의 고백입니다. 반복하여 사용된 이 표현은 하나님의 백성을 향한 끊임없는 애정을 드러냅니다. 주님은 우리를 향한 사랑의 시선을 거두신 적이 없습니다.
신랑은 신부의 눈을 비둘기에 비유합니다. 비둘기는 순결함과 충직함의 상징이며, 성령의 임재를 떠올리게도 합니다. 눈은 마음의 창이요, 영혼의 거울입니다. 주님은 우리가 가진 외형이 아니라, 그 눈을 통해 흘러나오는 중심을 보십니다. “네 머리털은 길라앗 산기슭에 누운 염소 떼 같고”라는 표현은 이방인의 눈에는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당시 문화 속에서 길라앗의 염소 떼는 부드럽고 풍성하며 생명력 있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주님은 우리가 얼마나 은혜 안에서 자유롭고도 생명력 있는 존재인지를 찬미하십니다.
이어서 이어지는 치아, 입술, 뺨, 목 등 신체 각 부분을 찬양하는 신랑의 시선은 감각적인 언어를 넘어서 인격 전체에 대한 사랑을 표현합니다. 특히 4절에 등장하는 “다윗의 망대 같은 네 목”은 방어와 권위, 존엄성을 의미합니다. 신부의 당당함과 성결함이 주님의 눈에 존귀하게 보인다는 뜻입니다. 이는 교회의 머리되신 그리스도 앞에서 신부된 우리가 담대하게 서 있다는 영적 의미로 확장됩니다.
닫힌 동산과 봉한 샘의 비밀
“나의 누이, 나의 신부는 잠근 동산이요 덮은 우물이요 봉한 샘이로구나” (아가 4:12)
신랑은 신부를 향해 ‘잠근 동산’이라 칭합니다. 이는 히브리어로 “גַּן נָעוּל(간 나울)”로, 닫혀 있음은 단순한 폐쇄가 아니라 보호와 순결의 상징입니다. ‘덮은 우물’(מַעְיָן חָתוּם, 마얀 하툼)은 성결함과 자기 보존을 의미하며, 봉인된 샘은 오직 신랑만이 들어갈 수 있는 친밀한 영역임을 나타냅니다.
이 장면은 신부의 정결함을 주님이 얼마나 귀히 여기시는지를 보여줍니다. 오늘날 세상은 자신을 노출하고 열어놓는 것을 용기로 착각하지만, 주님께서는 자신의 몸과 마음을 거룩하게 보존하는 자를 더욱 귀히 여기십니다. 우리 믿음의 삶도 그러합니다. 주님의 임재는 아무 데서나 임하는 것이 아닙니다. 구별된 자리에, 봉인된 샘 같은 자에게 주님은 찾아오십니다.
이어지는 본문에서는 그 동산의 열매와 향기들이 열거됩니다. 성경에서 열매는 항상 삶의 결과와 성령의 열매를 상징합니다. “석류와 각종 아름다운 실과, 고벨화와 나도풀”이라는 표현은 외형적 아름다움을 넘어서, 내면의 은혜와 덕성을 나타냅니다. 이는 갈라디아서 5장에서 말하는 성령의 아홉 가지 열매와 맥을 같이합니다. 신부의 내면은 주님과의 교제를 통해 익어가며, 그 열매는 향기가 되어 주님께로 올라갑니다.
그리고 신부는 외칩니다. “북풍아 일어나라! 남풍아 오라! 나의 동산에 불어서 향기를 날리라” 이는 성령의 역사와 간구입니다. 북풍은 훈련과 연단, 남풍은 위로와 회복을 상징합니다. 양면적 은혜 속에서 우리는 향기를 품고, 주님은 그 향기를 맡으십니다. 신부는 더 이상 닫힌 존재가 아니라, 주님의 초청에 응답하는 존재가 됩니다.
주님이 거하시는 동산
“내 누이, 내 신부야 내가 내 동산에 들어왔으니…” (아가 5:1)
5장 1절은 절정입니다. 신랑은 이제 말하지 않습니다. 그는 신부의 동산으로 ‘들어왔습니다’. 히브리어 ‘בָּאתִי(바티)’는 능동적인 임재, 즉 주님의 의지적 방문을 의미합니다. 이는 요한복음 14장에서 “우리가 그에게 가서 거처를 그와 함께 하리라” 하신 말씀과 닮아 있습니다. 주님은 거룩하게 예비된 자의 마음에 임하십니다.
주님은 동산의 향기로운 향, 꿀, 포도주, 젖을 기뻐 받으십니다. 이 네 가지는 모두 언약 백성이 주님께 드리는 예배와 순종, 기도와 헌신의 상징입니다. 주님은 우리 안에 있는 것을 귀히 여기시며, 기쁨으로 받으십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분은 다른 이들에게 초청합니다. “친구들아 먹으라, 오 사랑하는 사람들아 많이 마시라.” 이는 단지 혼인의 은유를 넘어서, 성찬과 교회를 통한 공동체의 기쁨, 나눔의 영적 실재를 나타냅니다.
주님의 사랑은 결코 혼자만의 것이 아닙니다. 그분은 자신과 교제하는 신부의 향기와 열매를, 온 공동체가 함께 누리기를 원하십니다. 이는 예수님이 오병이어의 기적 이후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 하신 말씀과도 연결됩니다. 사랑은 나눔으로 완성됩니다. 주님의 동산은 홀로의 즐거움이 아니라, 함께 거하며 나누는 잔치의 자리입니다.
결론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주님은 오늘도 당신을 바라보십니다. 그분의 눈에는 우리가 아름답습니다. 이 세상이 평가하는 외형이나 성취가 아니라, 주님은 우리의 눈과 입술, 마음과 목을 보십니다. 그리고 그것이 거룩과 진실 안에 있을 때, 그는 “너는 어여쁘다” 하십니다.
우리의 인생이 잠근 동산이 되기를 바랍니다. 아무에게나 열리는 것이 아니라, 주님만이 들어오실 수 있는, 오직 주님만을 위한 공간으로 지켜가야 합니다. 그럴 때 주님은 기뻐하시고, 그 동산에 들어와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그리고 우리가 주님께 드리는 사랑의 열매를 기쁘게 받으시고, 온 교회와 함께 그 은혜를 나누십니다.
오늘도 주님은 우리의 마음을 바라보십니다. 닫혀 있지만 주님을 위한 동산, 향기로운 성도의 내면을 기뻐하시며 찾아오십니다.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내가 내 동산에 들어왔다.” 이보다 더 큰 은혜가 어디 있겠습니까? 주님이 거하시는 자, 그가 참된 신부입니다. 그 신부는 바로 여러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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