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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계시록 18:1–8 강해 설교

케리그마 2025. 7.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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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앞에 무너지는 바벨론, 의인의 기도는 헛되지 않았습니다

성도 여러분, 오늘 우리는 하나님의 정의와 거룩이 실현되는 놀라운 장면 앞에 서 있습니다. 오랫동안 세상을 지배하며 교만과 향락으로 가득 찼던 바벨론이 마침내 무너지는 것입니다. 이 심판은 단지 옛 도시 하나가 멸망하는 사건이 아니라, 온 세상에 뿌리내린 죄악의 체계, 거짓된 영광의 문화가 무너지는 종말론적 선언입니다. 성도들이 흘린 눈물과 기도가 땅에 떨어지지 않고 응답되며, 하나님의 공의가 드러나는 이 장면을 통해, 우리는 끝까지 경건함으로 살아갈 이유를 확인하게 됩니다.

영광 가운데 내려오는 강한 천사 (요한계시록 18:1)

요한은 “이 일 후에 다른 천사가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을 보니 큰 권세를 가졌고 그의 영광으로 땅이 환하여지더라”라고 증언합니다 (요한계시록 18:1). 여기서 ‘큰 권세’(ἐξουσία μεγάλη, exousia megalē)는 단지 힘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대행하는 사자에게 주어진 법적, 영적 권위를 나타냅니다. 이 천사는 어둠에 익숙한 세상에 하나님의 거룩한 빛을 가져오는 존재로 등장하며, ‘그의 영광으로 땅이 환하여졌다’는 표현은 단지 광학적인 밝음이 아니라, 하나님의 계시가 만방에 드러나는 순간임을 의미합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심판은 단절이 아니라 계시입니다. 즉 하나님은 멸망을 통해 새로운 질서를 선언하십니다. 우리는 이 장면을 통해, 아무리 세상이 혼탁하고 어두워도 하나님이 개입하실 때는 진리가 반드시 드러난다는 사실을 확신하게 됩니다.

큰 음성으로 선포되는 바벨론의 멸망 (요한계시록 18:2–3)

천사는 ‘힘센 음성’으로 외칩니다. “무너졌도다 무너졌도다 큰 성 바벨론이여” (요한계시록 18:2). 이 반복은 히브리적 강조법으로, 철저하고 완전한 멸망을 의미합니다. ‘무너졌다’(ἔπεσεν, epesen)는 동사는 단순히 구조물이 붕괴되었다는 뜻을 넘어, 하나님의 심판 아래 파괴되었다는 종말적 선언입니다.

이 바벨론은 ‘귀신의 처소’(κατοίκησις δαιμονίων, katoikēsis daimoniōn)가 되고, ‘각종 더러운 영’과 ‘각종 더럽고 가증한 새의 모이는 곳’이 됩니다. 이는 죄악의 체계가 붕괴된 자리에 남는 영적 황폐함과 불결함을 묘사하는 장면입니다. 하나님 없는 문명은 결국 폐허가 되고, 그 자리는 사탄의 은신처로 전락합니다.

그 이유는 3절에서 분명히 밝혀집니다. “그 음행의 진노의 포도주로 말미암아 만국이 무너졌으며… 땅의 상인들도 그 사치의 세력으로 치부하였도다” (요한계시록 18:3). 바벨론의 범죄는 단지 우상숭배나 음행만이 아닙니다. 그것은 경제, 정치, 문화, 종교가 혼합된 총체적인 타락입니다. ‘사치의 세력’(δυνάμει τοῦ στρήνους, dynamei tou strēnous)은 무분별한 쾌락 추구와 경제적 탐욕이 영혼까지 병들게 했음을 드러냅니다.

오늘날 우리가 사는 세상도 이러한 체계와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지 않습니까? 하나님의 백성은 이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이 장면을 통해 분명히 보게 됩니다.

하나님의 백성에게 주시는 명령 (요한계시록 18:4–5)

이제 요한은 또 하나의 음성을 듣습니다. “내 백성아 거기서 나와 그의 죄에 참여하지 말고 그의 받을 재앙들을 받지 말라” (요한계시록 18:4). 이는 출애굽 당시의 부름과도 유사하며, 하나님께서 당신의 백성을 이 세상의 심판에서 구별해 내시는 장면입니다.

‘거기서 나오라’(ἐξέλθατε ἐξ αὐτῆς, exelthate ex autēs)는 긴급한 탈출 명령이며, 이는 단지 지리적인 이동이 아니라, 정체성의 구별을 요청하는 영적 결단입니다. 우리는 이 세상 문명의 가치, 방향성, 쾌락, 욕망으로부터 의식적으로 거절하고 분리되어야 합니다.

하나님은 그들의 죄가 ‘하늘에 사무쳤으며’(κολλήθησαν ἄχρι τοῦ οὐρανοῦ, kollēthēsan achri tou ouranou), ‘하나님은 그의 불의한 일을 기억하셨다’고 선언하십니다 (요한계시록 18:5). 이는 하나님께서 죄를 무관심하게 방치하지 않으신다는 사실이며, 때가 차면 반드시 심판하신다는 언약적 확신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우리도 세상과 짝하여 살아간다면 이 경고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주님의 음성은 지금도 “내 백성아 거기서 나오라”고 말씀하십니다.

보응의 날, 하나님의 공의가 시행되다 (요한계시록 18:6–8)

하나님은 말씀하십니다. “그가 준 그대로 그에게 주고 그의 행위대로 갑절을 갚으라” (요한계시록 18:6). ‘갑절을 갚는다’(διπλώσατε, diplōsate)는 표현은 단지 두 배의 형벌이 아니라, 철저하고 정당한 보응을 의미합니다. 죄의 무게에 비례한 공의의 심판이 하나님에 의해 완벽하게 시행되는 것입니다.

“그가 자기를 영화롭게 하였고 사치하였은즉 그만큼 고통과 애통으로 갚아 주라” (요한계시록 18:7). 바벨론은 자신을 ‘여왕으로 앉은 자’(κάθημαι βασίλισσα, kathēmai basilissa)로 자처하며 결코 슬퍼하지 않으리라 자만했습니다. 그러나 이 교만은 곧 무너집니다. “그러므로 하루 동안에 그 재앙들이 이르리니 곧 사망과 애통과 흉년이라 그가 또 불에 살라지르니 그를 심판하시는 주 하나님은 강하신 이심이라” (요한계시록 18:8).

여기서 ‘하루 동안에’라는 표현은 매우 짧은 시간 안에 갑작스럽고 철저하게 이뤄지는 심판을 뜻합니다. 하나님의 능력(ὁ Θεὸς ὁ ἰσχυρός, ho Theos ho ischyros)은 절대적이며, 어떠한 문명도 그것을 막을 수 없습니다. 인류가 스스로 쌓아 올린 바벨탑은 결국 하나님의 말씀 한마디로 무너집니다.

결론 정리

사랑하는 여러분, 요한계시록 18장의 이 짧은 8절 속에는 인류 문명의 종말과 하나님의 구속사적 정의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바벨론은 단지 한 도시의 멸망이 아니라, 하나님 없이 자기를 영화롭게 하고 쾌락을 추구하며 권세를 자랑했던 모든 시대의 문화와 구조, 사상에 대한 하나님의 최종 심판입니다.

이 말씀은 성도에게 경고이면서도 위로입니다. 경고인 이유는 우리가 그 체계에 참여하고 있지는 않은지, 우리의 가치가 이 세상의 향락과 영광을 좇고 있지는 않은지를 돌아보게 하기 때문입니다. 위로인 이유는 하나님께서 반드시 공의로 심판하시며, 당신의 백성을 그 가운데서 구별하신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사랑하는 여러분, 오늘도 세상에서 나와 주님께 속한 자로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우리를 부르신 그 음성을 따라, 이 땅의 바벨론에서 걸어 나와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를 소망하며 살아가는 은혜가 여러분 모두에게 있기를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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