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설교, 창세기 13장 1-17절 하나님을 선택하라

선택의 길과 하나님의 복

창세기 13장 1-13절은 아브라함과 그의 조카 롯이 함께 지내다가 결국 서로 다른 길을 선택하는 장면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애굽에서 나온 후 그들은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었고, 가나안 땅에서 함께 살았으나 목자들 간의 다툼이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이때 롯은 자신의 욕망을 따라 에덴 동쪽 들을 선택하였고, 아브라함은 하나님을 신뢰하며 남았습니다. 결국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동서남북을 바라보라고 하시며, 그 모든 땅을 그와 그의 자손에게 주겠다고 약속하십니다(창 13:14-17). 이는 인간의 선택과 하나님의 약속이 어떻게 역사하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말씀입니다. 우리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사순절을 맞이하여, 우리는 세상의 유혹이 아닌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선택해야 합니다.

 

세상의 풍요를 선택한 롯(창 13:1-11)

아브라함과 롯은 애굽에서 나온 후 많은 재산을 축적하였습니다. "아브람에게 가축과 은과 금이 풍부하였더라"(창 13:2).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복을 주셨으며, 롯도 그 복을 함께 누렸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소유가 많아지면서 목자들 간에 다툼이 발생하였습니다. "그 땅이 그들이 동거하기에 넉넉하지 못하였으므로 그들의 소유가 많으므로 서로 거할 수 없었음이라"(창 13:6). 이는 인간의 부가 많아질수록 갈등과 다툼이 생길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때 아브라함은 먼저 롯에게 선택권을 줍니다. "우리는 한 친족이라 나나 너나 내 목자나 네 목자나 서로 다투게 하지 말자"(창 13:8). 여기서 '친족'(אֲחִים, 'achim')이라는 단어는 단순한 혈육이 아니라, 서로 깊은 관계를 가진 형제와 같은 존재임을 의미합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언약을 신뢰하였기에,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지 않고 롯에게 먼저 선택하게 합니다.

반면 롯은 자신의 눈으로 보기 좋은 땅을 선택합니다. "이에 롯이 눈을 들어 요단 지역을 바라본즉 소알까지 온 땅에 물이 넉넉하니 여호와께서 소돔과 고모라를 멸하시기 전이었으므로 여호와의 동산 같고 애굽 땅과 같았더라"(창 13:10). 여기서 '눈을 들어 바라본즉'(וַיִּשָּׂא לֺט אֶת-עֵינָיו, 'vayissa Lot et-einav')라는 표현은 인간의 육적인 욕망과 판단을 의미합니다. 롯은 하나님께 묻지 않고, 스스로 보기 좋은 것을 선택하였습니다.

 

롯이 선택한 땅은 에덴 동쪽 들이었습니다. 성경에서 '동쪽'(קֶדֶם, 'qedem')은 종종 하나님을 떠나 멀어지는 방향을 의미합니다. 아담과 하와가 에덴에서 쫓겨난 후 동쪽으로 가게 되었으며(창 3:24), 가인이 아벨을 죽인 후 동쪽으로 떠났습니다(창 4:16). 또한 바벨탑을 쌓았던 사람들이 동쪽에서 왔습니다(창 11:2). 롯이 선택한 길은 결국 하나님의 임재와 멀어지는 길이었으며, 그의 선택은 후에 그가 소돔과 고모라의 심판을 경험하게 되는 원인이 됩니다.

 

하나님의 약속을 선택한 아브라함(창 13:12-13)

반면,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남았습니다. "아브람은 가나안 땅에 거주하였고 롯은 그 지역의 도시들에 머무르며 소돔까지 장막을 옮겼더라"(창 13:12). 가나안 땅은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땅이었으며, 아브라함은 믿음으로 그곳에 머물렀습니다. 반면 롯은 점점 더 소돔 가까이 가며 세상의 번영을 좇았습니다.

소돔은 죄악으로 가득한 도시였습니다. "소돔 사람은 여호와 앞에 악하며 큰 죄인이었더라"(창 13:13). 여기서 '악하다'(רָעִים, 'raim')와 '큰 죄인'(וְחַטָּאִים, 'v'chattaim')이라는 표현은 단순한 도덕적 타락을 넘어, 하나님께 대한 심각한 반역을 의미합니다. 결국 롯은 하나님을 멀리하는 선택을 하였고, 그 결과 그의 삶은 고난과 심판을 겪게 됩니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축복(창 13:14-17)

롯이 떠난 후,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말씀하십니다. "너는 눈을 들어 너 있는 곳에서 북쪽과 남쪽, 그리고 동쪽과 서쪽을 바라보라"(창 13:14). 롯은 동쪽만을 선택하였으나,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동서남북을 모두 바라보라고 하셨습니다. 이는 하나님의 축복이 인간의 계산을 초월하여 주어진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하나님께서는 "보이는 땅을 내가 너와 네 자손에게 주리니 영원히 이르리라"(창 13:15)라고 약속하셨습니다. 이는 단순한 물리적 땅을 넘어서, 하나님의 나라를 상징하는 약속이었습니다. 신약에서는 이 약속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성취되며, 믿음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나라를 기업으로 받게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롬 4:13).

하나님께서는 또한 "네 자손을 땅의 티끌 같게 하리니 사람이 땅의 티끌을 능히 셀 수 있을진대 네 자손도 세리라"(창 13:16)라고 하셨습니다. 이는 단순한 혈통적 번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믿음으로 아브라함의 후손이 되는 모든 성도를 포함하는 언약이었습니다(갈 3:7-9).

결론: 우리의 선택

롯은 자신의 눈에 보기에 좋은 땅을 선택하였지만, 결국 그것은 멸망으로 가는 길이었습니다. 반면 아브라함은 하나님을 선택하였고, 하나님께서는 그에게 모든 복을 주셨습니다. 성경에서 '동쪽'은 종종 하나님의 임재에서 멀어지는 방향으로 묘사됩니다. 이는 우리가 세상의 유혹을 따라갈 것인가, 아니면 하나님을 신뢰하며 믿음으로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사순절을 맞아 우리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우리의 눈에 좋아 보이는 것을 따를 것인가, 아니면 하나님의 말씀을 신뢰할 것인가? 예수님께서도 십자가를 선택하셨고, 우리를 위해 자기 자신을 내어주셨습니다. 우리는 롯처럼 세상의 풍요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아브라함처럼 하나님의 약속을 붙드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하나님을 선택한 자들은 결국 하나님께서 모든 복을 주십니다. 우리의 삶 속에서 늘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며, 그분의 십자가를 선택하는 믿음의 결단이 있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