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에스더 6:1 - 6:13 묵상, 잠 못 이루는 밤

케리그마 2025. 5. 9.
반응형

하나님의 섭리, 잠 못 이루는 밤에 드러나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은 에스더서 6장 1절에서 13절까지의 본문을 중심으로 하나님께서 인간의 역사 속에 어떻게 섭리하시며, 우리 삶의 어두운 밤조차도 어떻게 하나님의 뜻을 드러내는 도구가 되는지를 깊이 묵상하고자 합니다. 본문은 아하수에로 왕이 잠을 이루지 못하는 밤부터 시작하여 하만의 교만이 절정에 이르렀다가, 예상치 못한 전환을 맞이하는 장면을 담고 있습니다. 이 본문을 구속사적으로 살펴볼 때, 하나님께서 그분의 백성을 위하여 어떻게 역사 가운데 개입하시고, 인간의 의도를 초월하여 그분의 뜻을 이루시는지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하나님의 밤중 섭리(에스더 6:1)

본문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그 날 밤에 왕이 잠이 오지 아니하므로 명령하여 역대 일기를 가져다가 자기 앞에서 읽히더니”(에스더 6:1). 이 말씀은 단순한 불면의 사건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일어난 결정적인 순간입니다. 성경에서 ‘밤’은 종종 고난, 시련, 정체, 혹은 위기의 시간으로 묘사됩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홍해를 건넜던 그 밤, 예수님께서 체포되시던 겟세마네의 밤처럼 말입니다. 그런데 이 밤이 하나님께서는 전환점으로 삼으십니다.

아하수에로 왕이 잠을 이루지 못한 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닙니다. 사람은 자신의 계획과 의지로 움직이지만, 하나님은 그 모든 것을 초월하여 일하십니다. 왕의 불면은 하나님의 계획 속에 필연으로 배치된 사건이며, 이는 하나님께서 구속사의 전개를 위하여 개입하신 순간입니다. 모르드개의 충성이 기록된 ‘역대 일기’가 바로 그때 읽혀진 것 또한 우연이 아닌 하나님의 작정하심입니다. 밤중의 고요한 순간, 인간의 계획이 아닌 하나님의 섭리가 역사의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한 것입니다.

기억 속의 정의를 드러내시는 하나님(에스더 6:2~3)

이제 우리는 모르게 되어 있던 과거의 사건이 조명되는 순간을 봅니다. “거기 기록하기를 문을 지키던 왕의 두 뇌시 빅다나와 데레스가 아하수에로 왕을 암살하려는 음모를 모르드개가 고발하였다 하였는데 왕이 이르되 이 일에 대하여 모르드개에게 존귀와 관작을 베푼 것이 무엇이냐 하니” (에스더 6:2~3). 세상의 권력과 명예는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때로 하나님의 보상은 지연됩니다. 그러나 반드시 기억되며 하나님의 시간 안에서 실현됩니다.

모르드개는 그 당시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그는 성문에 앉아 있는 무명의 인물로 남아 있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섭리는 그를 잊지 않으셨고, 오히려 가장 극적인 순간에 그의 이름을 기억하게 하십니다. 성도 여러분,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을 위한 우리의 작은 충성,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의 순종과 헌신은 하나님께 기억되고 계수됩니다. 하나님의 기억 속에서 우리의 이름은 잊히지 않습니다.

구속사적 관점에서 이 장면은 의로운 자, 하나님의 백성이 세상 속에서 어떻게 종종 잊히고 낮아지지만, 결국 하나님의 때에 드러나고 높임을 받는다는 복음의 패턴을 보여줍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도 사람들에게 무시당하고 조롱당했으나, 부활의 새벽에 높임을 받으셨듯이 말입니다.

역전의 하나님(에스더 6:4~10)

하나님께서 작정하신 반전의 드라마는 매우 흥미롭게 전개됩니다. 하만은 왕궁 뜰에 서서 모르드개를 달아 죽일 나무에 대해 왕에게 보고하려고 왔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입술을 전혀 다른 고백으로 인도하십니다. “하만이 대답하되 왕께서 존귀하게 하시기를 원하시는 사람에게는 왕께서 입으시는 왕복과 왕께서 타시는 말과 왕의 머리에 쓰는 왕관을 가져다가…”(에스더 6:7~8). 하만은 자신의 영광을 기대하며 말을 쏟아냅니다. 그러나 곧 그것이 모르드개를 위한 준비였음을 알게 됩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명확히 깨닫게 됩니다. 하나님의 역전은 인간의 교만을 꺾으시고, 낮은 자를 높이시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입니다. 교만한 하만의 계획은 오히려 모르드개를 영화롭게 하는 수단이 되었고, 하만 자신은 그를 말 위에 태우고 “왕께서 존귀하게 하시기를 원하시는 사람에게는 이같이 할 것이라” 외치며 거리를 돌아다녀야 했습니다(에스더 6:11). 얼마나 극적인 반전입니까?

구속사에서 이러한 전환은 항상 존재합니다. 하나님은 야곱의 막내 요셉을 총리로 세우셨고, 다윗을 양치는 자에서 왕으로 높이셨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 그리스도를 부활의 주로 높이셨습니다. 하나님은 자신의 백성을 위해 반드시 역전의 날을 준비하시는 분이십니다.

무너지는 자의 징조(에스더 6:12~13)

이 본문에서 가장 비극적인 인물은 하만입니다. “하만이 머리를 싸고 급히 집으로 돌아가서 자기가 당한 일을 그의 아내 세레스와 모든 친구에게 말하매…”(에스더 6:12). 이 장면은 하나님의 심판의 전조입니다. 하만은 이제껏 자신이 권력의 정점에 있다고 생각했지만, 하나님의 시간표에서는 이미 그 몰락이 시작된 상태였습니다.

하만의 아내와 친구들이 이렇게 말합니다. “모르드개가 과연 유다 사람의 후손이면 당신이 그 앞에서 굴욕을 당하기 시작하였으니 능히 그를 이기지 못하고 분명히 패하리이다”(에스더 6:13). 흥미로운 점은, 이방인들이 하나님의 백성의 정체성을 인식하고 그것에 두려움을 느낀다는 점입니다. 이는 출애굽 당시 애굽 사람들이 이스라엘을 두려워하던 장면을 연상시킵니다.

하나님의 백성을 해하려는 자는 반드시 하나님의 심판을 피할 수 없습니다. 하만의 몰락은 단순한 권력의 교체가 아니라, 하나님의 공의가 역사 안에서 실현되는 상징적 사건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은 하나님의 백성, 즉 모르드개의 구원과 직결됩니다.

결론 정리

사랑하는 여러분, 에스더서 6장 1절부터 13절까지는 단순한 궁정 이야기, 혹은 인간사의 우연이 아닙니다. 이는 명확한 하나님의 섭리이며, 그분의 구속사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살아 역사하신다는 증거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볼 수 없는 시간과 공간 속에서도 쉬지 않고 일하십니다. 우리가 ‘밤’이라고 부르는 그 시간, 하나님은 역사의 무대를 조용히 바꾸시며, 의인의 기억을 불러일으키시고, 악인의 교만을 부끄럽게 하십니다.

이 본문을 통해 우리는 세 가지 중요한 영적 교훈을 얻게 됩니다. 첫째, 하나님의 섭리는 결코 지연되지 않으며 반드시 이루어집니다. 둘째, 하나님은 낮은 자를 기억하시고 높이시는 분이십니다. 셋째, 하나님의 공의는 반드시 역사 속에서 드러나며, 모든 교만은 무너지게 되어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우리 삶의 ‘밤’ 가운데서도 낙심하지 않아야 합니다. 하나님은 여전히 우리를 기억하시고, 우리를 위한 반전의 새벽을 준비하고 계십니다. 모르드개처럼 침묵 속의 충성으로 살아가십시오. 하나님은 그 충성을 결코 잊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그 충성이 우리를 영화롭게 할 날을 예비하고 계십니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하나님의 섭리를 의지하며 오늘 하루도 묵묵히 주의 뜻을 따라 살아가는 우리가 되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


매일성경 5월 본문입니다. 일별 묵상 본문을 클릭하시면 각 본문에 따라 묵상을 따라 설교한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매일 말씀 묵상을 통해 은혜로운 5월 보내시기 바랍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