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더 6:14 - 7:10 묵상, 하만의 교활함이 드러나다
준비된 때, 드러나는 진리와 무너지는 교만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함께 묵상할 말씀은 에스더서 6장 14절부터 7장 10절까지입니다. 이 본문은 하나님의 섭리가 어떻게 인간의 계획을 전복시키고, 하나님의 백성을 위한 구원의 길을 여시는지를 극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우리는 이 본문을 통해 하나님의 주권과 정의, 그리고 그분의 타이밍이 얼마나 정교하게 역사에 개입하시는지를 깊이 묵상하려고 합니다. 하나님은 정밀하고 세밀하게 역사를 주관하십니다.
앞서 살펴보았던 6장에서 왕은 모르드개를 높이라는 하나님의 간접적인 음성을 들었고, 하만은 굴욕의 수레를 끌며 자신이 세운 궤계가 흔들리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그러나 오늘 본문에서는 그 간접적인 전조가 실제의 현실로 전환되는 결정적 장면이 펼쳐집니다. 그 중심에는 하나님께 전적으로 의탁한 에스더의 지혜, 하만의 오만, 그리고 왕의 판결이라는 세 축이 함께 맞물려 하나님의 구속사가 전개됩니다.
정해진 때에 불려 나오는 자(에스더 6:14)
본문은 하만이 모르드개에게 수치를 당하고도 숨 돌릴 틈 없이 왕의 신하들에게 이끌려 에스더의 잔치 자리에 나아가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그들이 아직 말하고 있는 동안에 왕의 내시들이 이르러 하만을 데리고 에스더가 베푼 잔치에 빨리 나아가니라”(에스더 6:14). 이 구절은 단순한 시간의 흐름을 묘사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는 하나님의 정한 때가 도래했다는 선언과도 같은 장면입니다.
하만은 자신의 뜻대로 모르드개를 멸하려 하였으나, 도리어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밀려가듯 그 길을 걷고 있습니다. 성경은 이처럼 하나님의 심판이 시작되기 전, 하나님께서 악인을 그 뜻대로 버려두시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정해진 때에 그를 향한 심판을 예비하신다는 사실을 여러 차례 보여줍니다. 바로왕이 완고한 마음으로 모세를 거절할 때도, 유다를 침략하던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도 결국 하나님의 시간 속에 휘말리게 되었던 것처럼, 하만 역시 자신의 교만 속에서 하나님의 시간 안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습니다.
이 장면은 구속사적 관점에서 볼 때, 악의 세력이 아무리 계획을 세우고 그것을 밀어붙여도, 하나님의 백성을 향한 하나님의 시계는 결코 멈추지 않는다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성도 여러분, 때로 우리는 상황이 악화되는 것처럼 보이고, 하나님의 응답이 지체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정확한 때에 반드시 역사하십니다.
폭로되는 진실의 자리(에스더 7:1~4)
왕과 하만이 잔치에 참여하였을 때, 에스더는 마침내 침묵을 깨고 진실을 고합니다. “왕이 또 둘째 날 잔치에 술을 마실 때에 에스더에게 묻되… 네 소청이 무엇이며… 나라의 절반이라도 줄이라 하니”(에스더 7:2). 그리고 에스더는 담대한 고백을 합니다. “왕이여 내가 만일 왕의 목전에서 은혜를 입었으며 왕이 좋게 여기시거든 내 소청대로 내 생명을 내게 주시고 내 요구대로 내 민족을 내게 주소서”(에스더 7:3). 이 고백은 단순한 자기변호가 아닙니다. 이는 죽음을 무릅쓴 신앙 고백이자, 하나님께 맡긴 사명을 감당하는 믿음의 실천입니다.
에스더는 두 번의 잔치를 통하여 적절한 타이밍을 기다렸고, 그 때가 되자 온전한 지혜와 용기로 진실을 드러냅니다. 이는 예수 그리스도께서도 십자가를 앞두고 때가 이르렀을 때에 담대히 자신을 제자들과 대적들에게 드러내셨던 사건을 상기시킵니다. 구속사는 언제나 ‘때’에 민감하게 움직입니다. 아직 ‘그 때’가 이르지 않았을 때에는 침묵하시던 하나님도, 그 시간이 도래하면 반드시 행동하십니다.
성도 여러분, 우리는 이 말씀을 통해 배워야 합니다. 진실은 때로 감추어져야 하며, 때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기다리는 것이 믿음의 실천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시간이 도래하면, 진실은 반드시 드러나며, 그 진실은 어둠을 가르고 하나님의 공의를 실현하는 도구가 됩니다.
무너지는 자의 운명(에스더 7:5~8)
왕은 에스더의 요청을 듣고 충격을 받습니다. “왕이 아하수에로가 왕후 에스더에게 말하여 이르되 감히 이런 일을 심중에 품은 자가 누구며 그가 어디 있느냐 하니”(에스더 7:5). 그동안 하만은 왕의 신임을 등에 업고 조서를 꾸몄고, 유다인을 멸하려는 계획을 실행해 왔습니다. 그러나 왕은 이제 그가 한 일이 어떤 결과를 초래했는지를 에스더를 통해 인지하게 됩니다. 그리고 에스더는 바로 그 자리에 있는 하만을 지목합니다. “대적과 원수는 이 악한 하만이니이다 하니 하만이 왕과 왕후 앞에서 두려워하거늘”(에스더 7:6).
하나님의 정의는 감추어진 것을 밝히 드러내십니다. 그리고 그 진실이 드러났을 때, 악인은 당황하고 두려워 떱니다. 하만은 권력의 정점에 있었으나, 이제는 아무 힘도 없는 벌레와 같은 존재가 되었습니다. 왕이 분노하여 자리에서 일어나고, 하만은 목숨을 구걸하듯 에스더에게 엎드립니다. 그러나 이 모든 장면은 늦은 후회일 뿐입니다. 하나님의 진노 앞에서 교만은 피할 길이 없습니다.
이는 구속사적으로도 동일합니다. 예수 그리스도 앞에서 바리새인들이 숨기려 했던 위선이 폭로되었고, 세상의 권세자들이 조롱하며 십자가에 못 박은 그분이 결국 심판의 주로 다시 오시게 됩니다. 이 땅의 권세는 일시적일 뿐, 하나님의 공의는 반드시 최후의 심판대에서 성취될 것입니다.
자기가 판 함정에 빠지는 자(에스더 7:9~10)
하만의 최후는 한 내시 하르보나의 말로 결정됩니다. “왕의 내시 중 하나인 하르보나가 왕 앞에서 말하되 하만이 모르드개를 달고자 하여 높이가 쉰 규빗 되는 나무를 준비하였는데… 왕이 이르되 그를 그 나무에 달라 하매”(에스더 7:9). 하만이 모르드개를 죽이기 위해 세운 그 나무가, 결국 자기 자신을 위한 심판의 도구가 됩니다.
이 장면은 시편 기자의 고백을 상기시킵니다. “자기가 판 웅덩이에 자기가 빠졌도다”(시편 7:15). 하나님의 섭리는 이처럼 정교하고 정의롭습니다. 악인은 자기 계략 속에 스스로 함몰되고, 하나님의 백성은 하나님의 공의로 보호받습니다. 하만의 죽음은 단지 개인의 몰락이 아니라, 하나님의 구속사적 정의의 완성이며, 유다 민족을 향한 하나님의 언약의 실현입니다.
이러한 반전은 복음의 본질과도 같습니다. 사탄은 십자가로 예수님을 죽임으로 구원의 계획을 무너뜨리려 하였지만, 도리어 그 십자가가 구원의 도구가 되었고, 예수님은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심으로 승리를 선포하셨습니다. 세상의 악이 절정을 향해 치닫는 것처럼 보일 때, 하나님은 오히려 그 순간을 통해 하나님의 백성을 구속하십니다.
결론 정리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에스더서 6장 14절부터 7장 10절까지의 본문은 단순한 역사적 사실의 기록이 아닙니다. 이 말씀은 우리에게 하나님이 어떻게 섭리하시며, 무엇으로 우리의 삶을 인도하시는지를 보여주는 구속사의 본보기입니다. 이 본문 속에는 하나님의 타이밍, 신자의 순종, 악인의 교만, 그리고 정의의 실현이라는 네 축이 맞물려 있습니다.
우리는 이 말씀을 통해 다음과 같은 진리를 배웁니다. 첫째, 하나님의 타이밍은 언제나 정교하며 결코 늦지 않습니다. 둘째, 믿음은 침묵 속의 기다림으로 드러나며, 때가 되면 진실을 말하는 담대함으로 열매를 맺습니다. 셋째, 교만한 자는 스스로 만든 계략 속에서 멸망하며, 하나님의 정의는 감추어지지 않습니다. 넷째, 하나님의 백성은 결코 버려지지 않으며, 오히려 구원의 날에 영화롭게 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 삶 속에도 하만과 같은 어둠의 세력, 예상치 못한 고난과 억울함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 본문은 그 모든 과정 속에서도 하나님은 여전히 살아계시며, 모든 것을 알고 계시고, 정확히 작정된 시간에 일하신다는 사실을 분명히 증언합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손을 내리지 마십시오. 기도의 줄을 놓지 마십시오. 에스더처럼 때를 따라 은혜를 구하고, 진실을 말하며, 하나님께 모든 결과를 맡기는 믿음의 삶을 살아가십시오. 하나님은 우리를 위하여 일하시며, 반드시 구원의 날을 선포하실 것입니다. 하나님의 정의는 멈추지 않습니다. 우리의 하나님은 지금도 일하고 계십니다. 이 사실이 여러분의 오늘을 지탱하는 믿음의 기반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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